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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163일] 밍숭맹숭 보낸 하루세계여행/유럽_지중해_모로코 2009 2010. 12. 29. 09:30반응형
0 9 . 1 0 . 1 3 . 화 | 에스파냐 세비야 Spain Sevilla
어제 밤에 좀 심하게 싸운 건
오늘 아침에 극적인 화해로 지웠다.
화해 기념 겸 분위기 전환 겸 해서
어제는 비싸다고 그냥 지나친 일식집에 갔다.
하지만 무드 상승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다.
데리야끼도 우동도 모두 실망스러웠다.
특히 우동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국물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따라가지 못했다.
일본 음식 특유의 깔끔하고 담백함이 없었다.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중국사람 같았는데
음식에서도 대륙적 손맛이 많이 버무려진 것 같았다.
히랄다탑(Torre de la Giralda).
세비야 성당.
교회화된 이슬람 사원의 첨탑, 미나렛(Minaret)이 있는 오묘한 느낌의
성당을 구경한 후 동네 구경하면서 버스터미널까지 걸어갔다.
내일 마드리드로 가서 칠레행 비행기를 타야한다.
날씨는 덥고 이미 눈에 익은 유럽의 거리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다.
마드리드로 가는 버스가 많지는 않아 혹시나 해서 미리 표를 샀다.
다시 걸어서 숙소가 있는 성당쪽으로 걸어왔다.
가는 중에 박물관도 있는 투우경기장이 있었지만 그냥 쓰윽 지나쳤다.
남의 나라 문화에 토를 다는 것이 미안하지만
우리는 투우에 관해 동물보호단체와 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마드리드에서도 투우를 볼 수 있었지만 가지 않았다.
세비야가 본 고장인 플랑멩꼬도 이미 마드리드에서 봐 버렸고
그래서 세비야가 더 밍숭맹숭하게 다가 오는 것일까?
남미로 떠나기 전 시간 떼우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자꾸 든다.
성당 옆인지 뒤인지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어갔다.
머리카락 밑에 송글송글 맺혀 있던 땀방울이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타고 금방 사라졌다.
아이스커피로 몸도 식힌 후 알까사르 공원을
거닐다 숙소로 돌아갔다.
연일 즉석요리의 향연이다.
어제 화닭덮밥에 이어 오늘은 런던에서 산 후 3개월동안 짱 박아 둔
3분 짜장을 풀었다. 입에서 살살 녹았다. 한국에서는 느끼기 힘든 맛이었다.
인터넷으로 이스터섬에 대해서 알아보다 9시가 다 돼서 외출을 했다.
딱히 인상적인 것도 그렇다고 나쁠 것도 없는 밍숭맹숭한 곳이지만 그래도 내일 떠난다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성당과 에스파냐광장의 야경을 사진과 마음에 담고 플랑멩꼬 공연이나 볼까하고 돌아다녔다.
미리 공연장 정보를 보고 왔지만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의지가 강하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대신 반가운 튀김집을 만났다.
새우튀김과 콜라를 사서 호스텔 옥상으로 올라갔다.
어제 싸웠던 테이블이 아닌 다른 테이블에 앉아서 먹었다.
내일 밤 비행기로 떠나니 오늘이 실질적인 유럽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고개를 들어 반짝이는 별들을 찾으며 튀김처럼 바삭거렸던 지난 여행을 곱씹었다.
밤의 에스파냐광장(Plaza de Españ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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