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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162일] 그냥저냥 보낸 하루
    세계여행/유럽_지중해_모로코 2009 2010. 12. 2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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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9 . 1 0 . 1 2 . 월 | 에스파냐 세비야 Spain Sevilla


    10시에 겨우 일어났다.
    어제 예약해 놓은 숙소로 옮겨야 해 간단하게 푼 배낭을 다시 쌌다.

    아직 체크인 시간 전.
    청소중이라 입실이 안 된다하여 인터넷 쓰다가 점심 먹으러 나갔다.
    한국에서도 그랬지만 단골집이 없으면, 미리 가기로 마음 먹은 식당이 없으면 헤매기 마련이다.
    식당은 많지만 이 집에 갈까? 저거 먹을까? 그렇게 갈등하다 처음에 지난 식당 앞을 또 지나간다.

    입구에 내 놓은 메뉴판을 뒤적이다 결국 중국집에 갔다.
    여기 짜장 하나, 짬뽕 하나요~ 라고 외쳤으면 좋으련만
    여기는 유럽, 중국사람이 하는 중식당. 그나마 볶음밥이 있어 다행이다.
    메뉴판을 펼쳐 놓고 손가락으로 가리켜 여러가지를 넣은 볶음밥과 '오늘의 메뉴'를 주문했다.

    그런대로 맛은 있었지만 기름도 너무 많고 결정적으로 너무 짜다.
    날씨가 더우니 좀 짜게 먹어줘야하나?





    숙소로 다시 돌아와 체크인을 하고 6인 도미토리에 짐을 풀었다.
    이제 3일 후면 가게 되는 칠레 산티아고(Santiago)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으로 수집하고 햇살이 조금 누그러진 4시 넘어서 외출을 했다.

    특별히 점 찍어 둔 곳은 없었다.
    어딜가나 있는 공원과 광장.

    수풀이 우거진 곳에서 더위를 피하면서 맑은 공기 흡입하니 기분이 상쾌해진다.
    그렇지만 쉽게 가시지 않는 더움. 레몬 샤베트 사 먹는다.
    2유로. 손 안에 폭 들어오는 작은 컵이지만 하나에 3,500원.
    문득 두 달전의 시리아 다마스쿠스(Damascus)가 생각난다.
    비슷한 크기에 270원짜리 레몬 샤베트.
    매일 같이 사 먹던 그 샤베트가 그리워진다.

    그러다 또 문득  신기하기한 느낌이 감돈다.
    외국에서 또 다른 외국을 그리워하는 낯선 감정.



    마리아 루이사 공원(Parque Maria Luisa).











    에스파냐광장(Plaza de España).













    마리아루이사공원을 걷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에스파냐광장(스페인광장)으로 이어졌다.
    넓은 광장, 시원한 분수, 자기 같은 것으로 만들어진 난간이 인상적이긴 하지만
    많이 기울었음에도 여전히 강한 햇살 때문인지 크게 마음을 울리지는 못한다.

    광장 한켠에서는 한 아저씨가 그늘에 부채를 펼쳐 널어놓고 팔고 있다.
    인형으로 만드 플라멩꼬를 추는 여인들이 하나씩 들고 있는 그런 부채.
    마드리드에서 봤던 플라멩꼬 추는 여인들은 들고 있지 않았던 부채.
    초롱초롱한 눈으로 하나 살까 하며 찬찬히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그냥 눈길 한번 주고 저것도 중국산일까 하는 생각만 든다.















    해는 거의 졌지만 맨 위층에 있는 숙소의 주방은 에어컨이 없어 후끈거렸다.
    밥을 지으니 그 열기가 더했다.

    한달도 더 전에 아테네에서 산 쌀을 계속 들고 다녔다.
    그리스 다음의 이탈리아에서는 한인민박만 전전했던 탓에 아침저녁으로 한식을 먹었고
    그 다음의 프랑스, 에스파냐, 모로코에서는 모두 주방이 없는 숙소에서만 머물렀다.

    쌀이 밥이 되고 있는 솥 옆에는 물이 끓고 있다.
    아테네의 숙소에서 만났던 한국인 여행자분께서 귀국 직전이라며 건네주고 간
    즉석요리 '화닭덮밥'을 데우고 있다. 조촐하기 이를 때 없는 저녁이지만,
    한국에서는 입맛 없고 밥 해 먹기 귀찮을 때 할 짓이지만,
    지금은 고귀한 식사다.



    화닭의 매운 맛이 입에서 사라져 갈 때 쯤
    입에서는 다시 불이 붙었다.
    늦은 시간까지 말싸움이 이어졌다.
    화해에 이르지 못하고 서로 기분을 상한채로
    도미토리의 2층 침대에서 각각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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