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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148일] 정열의 플라멩꼬
    세계여행/유럽_지중해_모로코 2009 2010. 11. 1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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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9 . 0 9 . 2 8 . 월 | 에스파냐 마드리드 Spain Madrid


    다행히 한숨 자고 일어난 라니는 컨디션이 많이 회복했다.
    숙소에서 싸고 편안하게 갈 수 있는 식당을 추천받아 마요르광장으로 향했다.
    광장에서 여러 갈래로 빠져나가는 길 중 비교적 작은 길 한켠에 자리한 그 식당에 들어갔다.

    스페인에 온 지 이제 이틀째. 아직 낯설기만 한 스페인어.
    맛있다고 한 오징어튀김이 들어간 보카디요와 감자튀김을 미소와 손가락질로 주문했다.






    보카디요(Bocadillo). 직역하면 간식, 스낵. 바게뜨에 오징어튀김이나
    하몽(햄), 초리소(소세지) 등을 넣어 간단하게 먹는 샌드위치.


    별다른 소스도 없이 빵 사이에 오징어튀김만 달랑 넣어 내어주는 것이 영 어색했지만
    이렇게도 먹는구나 하면서 삐져나오는 오징어들을 막아내며 빵과 함께 씹어 보려 노력했다.

    감자튀김에는 소스가 엊어져서 나왔다. 이거 왜 케찹을 이렇게 얹어주고 그래 했는데
    먹어보니 케찹이 아니라 약간 매운 맛이 감도는 색다른 소스였다. 우리나라 떡볶이 만큼
    맵삭한 자극은 없지만 그래도 꼭 떡볶이 소스에 튀김을 찍어 먹는 느낌이어서 재미를 더해 먹었다.

    다만 콜라가 펩시라는 것이 다소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리고, 포만감에도 약간 아쉬움을 남긴 채 해가 지는 동안 마요르광장 주변을 돌아다녔다.






    하몽(Jamon). 돼지 뒷다리 염장 건조 숙성 햄. 회 뜨듯이 얇게 포를 뜨고 계시다.


    마요르광장(Plaza Mayor).




    예약한 플라멩꼬 공연은 시간으로도 분위기를 한껏 돋울 요량인지 밤10시에 시작해
    광장 주변을 방황하다 8시반쯤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먼저 들어와 맥주를 홀짝이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
    끼여 얘기 나누다 어두운 늦은 마드리드의 밤거리로 나왔다.

    숙소에서 소개시켜준 브로커로 추정되는 한국인 아저씨를 간첩 접선하듯이 길거리에서 만나
    공연이 열리는 카페인지 레스토랑인지 종목이 모호한 곳으로 갔다.
    우리와 매니저 사이를 오가며 비용을 처리한 아저씨는
    공연 즐겁게 보시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관람료에 포함된 상그리아가 올리브와 함께 나왔다.
    다른 음료를 주문할 수도 있었지만 스페인에 왔으니 거기다 플라멩꼬 공연을 보니
    다 마시지는 못하더라도 맛은 보아야겠기에 상그리아를 가져다 달라했다.
    공연은 30분 후에 시작되었지만 역시 상그리아는 많이 줄어들지 않았다.
    그 정도만으로도 이 밤을 즐기기에는 충분했다.





    이윽고 조명이 꺼지고 무용수의 등장과 함께 공연이 시작되었다.
    깨방정의 라틴댄스는 텔레비전에서 많이 봤지만 사실 플라멩꼬를 제대로 본 적은 없다.
    그 때문에 머리속에는 차차차, 룸바 같은 춤의 잔영이 많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오늘 공연을 통해 플라멩꼬는 그 사이에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

    힘과 카리스마가 넘쳐났다.
    나무로 된 무대가 내려 앉지 않을까 보는 이가 다 염려스러울 정도로 강렬했다.
    단순히 춤이라는 단어로는 아우를 수 없는 무엇이었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플라멩꼬는 춤만이 아니라 노래와 연주까지 포함 하는 것이라고.)

    표정과 몸짓에서 어떤 애환과 굴곡 많은 이야기가 흘러 나오는 듯 했다.
    기타 연주와 가수 목소리에 맺혀 있는 한은 춤에서 나오는 그 이야기에 깊이를 더했다.

    정말 무대를 적신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 많은 땀을 쏟아내며
    격한 몸놀림을 선사한 남자분의 무대를 마지막으로 1시간의 공연이 끝났다.

    자정을 향해 달려가는 텅 빈 거리를 걷는 발걸음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
    스페인을 수식하는 정열이란 단어에 대해 조금은 알 것 같았다.


















































    * 플라멩꼬 공연 1인 30유로 (약 5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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