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해따라 세계여행::102일] 카파도키아 누비기
    세계여행/중동 2009 2010. 7. 26. 09:00
    반응형
    0 9 . 0 8 . 1 3 . 목 | 터키 카파도키아 Turkey Cappadocia


    하루 잘 쉬었으니 오늘부터는 본격적으로 카파도키아를 둘러본다.

    투어가 많았다.
    레드, 그린, 블루, 옐로우라는 이름이 붙은 일반적인 형식의 투어,
    이른 새벽 열기구를 타고 뜨는 해를 맞으며 높은 곳에서 카파도키아를 흡입하는 벌룬투어,
    그리고, 말, 4륜 오토바이, 스쿠터,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닐 수도 있단다.

    투어를 그리 선호하지 않는 편이지만,
    드넓은 카파도키아를 둘러보기에는 투어를 이용하는 것이
    나름 효율적일 것 같아 일단 오늘은 그린투어에 끼어들었다.


    아홉시반까지 숙소로 데리러 온데서 숙소 2층 테라스에서 아주 여유롭게 우아하게 
    아침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가이드가 들이닥쳤다. 
    10분 정도는 늦게 오겠지 했는데, 15분이나 일찍 왔다.
    먹는 둥 마는 둥 남은 음식을 쑤셔넣다시피하고 서둘러 나섰다.



    괴레메 파노라마에서 바라본 풍경.




    숙소에 들러 다른 참가자들을 마저 태우고
    처음 도착한 곳은 괴레메 파노라마 (Göreme Panorama).

    시작부터 감동 좀 많이 먹여준다.
    외계에 가 보지는 못했지만
    빛의 속도로 몇백만년 날아가면
    나타날 그런 행성이 이런 모습일까?

    바라보고 있으면 멍해지면서
    명치 끝 저 안에서부터 리트머스종이에
    물이 번져가듯 무엇인가 좌악 퍼지는 느낌.

    생고생 할 때는 당장 집에 가고 싶다가도
    머리는 비워지고 마음은 가득차는
    이런 순간 때문에 이런 맛에 
    여행을 한다.









    데린쿠유 지하도시




    탁 트인 전망을 담은 다음에는 지하로 내려갔다.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피해 만들었다는 지하도시, 데린쿠유 (Derinkuyu Underground City).

    적들이 나타났다! 하면 급하게 숨어드는 임시 대피소가 아니라
    말 그대로 지하에 만든 도시.

    처음에는 그랬다.
    쫓기는 불안한 삶을 산 그들에게 와인저장고까지 갖춘 지하도시는 사치스러워보였다.

    하지만, 케빈 코스트너가 얼마 남지 않은 머리숱으로 꽁지머리를 한 채
    주인공을 맡았던 워터월드란 영화를 떠올려 보니 일면 이해가 되기도 했다.
    온통 물에 잠긴 세상에 적응해 사람 몸에 아가미와 물갈퀴가 생겼듯
    이 지하도시를 만든 이들도 어쩔 수 없는 상황들에 적응해 나갔을 것 같았다.









    저기 밝은 곳이 지상.






    으흐라라 계곡.







    다음은 '으흐라라'라는 이름의 계곡(Ihlara Valley).
    조금 덥기는 하지만 참 오랜만에 물이 흐르고 수풀이 우거진 흙길을 걸으니 기분이 좋다.
    어둡고 갑갑한 지하도시를 다녀온 직후라 상쾌함이 더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곳은 가다가 꽃향기도 맞고 넘어진 나무에 걸터앉아 땀 식히며 새소리도 듣고
    시내에 발도 담궈보고 그렇게 유유자적 걸어야 하는데
    적진을 향해 진군하는 병사들처럼 너무 빨리빨리 나아가야했다.

    이 트레킹이 끝나면 늦은 점심을 먹을테고 식사하고 이라도 좀 쑤시면서
    여유롭게 차에 오를려면 너무 뒤처지지 말아야했다.











    사진 찍고 종종걸음치고 머리 위 풍경 한번 올려다보고 종종걸음치고,
    그렇게 급트레킹을 마치니 어느새 3시.

    식사는 늦었지만, 아직 어색함을 지우기에는 너무 이른
    다국적 투어 일행들과 마주앉아 한 점심식사는
    맛은 좋았지만 양이 불만스러웠다.

    투어에 포함된 단체식이니 이해하자.
    맛이라도 좋았으니 다행이다.










    셀리메 성당(수도원)




    계곡 아래를 걸은 후에는 돌산을 걸어올라갔다.
    그냥 돌산이 아니라 종교시설.

    넉넉치 못했던 점심 덕에
    2배는 더 힘들게 올라갔지만 풍경은 환타스틱.

    아무리 깎기 쉬운 돌이라지만
    포크레인도 없이 전동드릴도 없이
    만든게 대단하는 경이로움은
    거대한 지하도시를 보고 온 후여서인지
    왠만한 돌산에는 뭔가를 만들어 놓은 걸 보아서인지
    이제 덜하다.



















    피젼밸리




    투어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
    바로 쇼핑.

    상점에 들어간다는 느낌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석 세공 과정부터 보여주는데
    그냥 가이드에게 양해 구하고 바로 나왔다.

    쇼핑 후 상점 바로 맞은 편의 피젼밸리(Pigeon Valley)에서는 잠시 인증사진 찍을 시간만 줄 터.
    관심도 없는 쇼핑에 시간 버리느니 멋진 풍경을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었다.
    저물어 가는 해를 담은 비둘기계곡을 마음에 담으면서
    바쁜 일정의 투어가 끝나갔다.








    카파도키아 그린투어

    전날 묵고 있는 호스텔에서 예약했다.
    투어차량이 호스텔로 태우러 왔다.
    오전9시15분 출발, 오후6시50분 도착.
    50리라/인 (약 43,300원).
    차량, 가이드, 점심식사 포함.




    Firin Express


    닭고기케밥


    채소항아리케밥


    론리플래닛에 소개되어 있는 모든 식당이 진리였으면 좋겠지만
    우리에겐 그렇지 못한 곳도 많아 이 식당은 괜찮을까
    마음 졸이며 들어갔다 입맛에 딱 맞아 흡족해하며 저녁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텔레비젼에서 한국말로 된 노래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처음 들어보는 노래. 고개를 들어 텔레비젼을 쳐다봤다.

    처음 듣는 노래, 처음 보는 뮤직비디오지만
    그들이 요즘 한국에서 아저씨들의 마음을 홀라당 가져갔다는
    소녀시대임을 단박에 알아차렸다.

    터키식당에서 터키방송을 통해 나오는 한국의 노래를 듣고 보는 이 오묘한 기분.
    여러가지로 뿌듯해 한동안 숟가락질을 멈췄어야했다.
    너무 멈춰있어 미쳐 소원은 얘기하지 못했다.



    터키방송에 나온 소녀시대 '소원을 말해봐' 뮤직비디오.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