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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 첫 국제선 탑승, 방콕으로여행/방콕 2016 2019. 3. 7. 18:07반응형
너무나 충동적이었다.
평소와는 확실히 다른 행동이었다.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제주 출발, 방콕 왕복, 총액 206,100원.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잠깐 이성의 제어가 있기도 했다.
'이왕 시간 내어 돈 들여 가는 여행, 새로운 곳으로 가자'가 모토인데 방콕은 이미 다녀온 여행지.
제주에 살며 렌탈하우스를 운영한 이후론 '가급적 몹시 추울 때 휴가를 가자'라는 주의인데 저 요금으로 3박5일을 다녀올 수 있는 시기는 11월 중순.
하지만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있을까? 4년 전 방콕의 좋았던 기억. 때론 이런 충동적 일탈도 있어야지.
그리하여 결국 결제를 해 버렸고 16~17년도 겨울 휴가는 조금 이른 시기에 떠나게 되었다.
오후 8시20분.
반짝이며 빛나는 제주공항 앞 횡단보도에서 보행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시간에 제주공항에 도착한 적은 있을지언정 비행기를 타러 온 적은 아마 처음인 것 같다.
그것도 국제선이라니.
늘 시외버스터미널처럼 국내선만 이용했던 제주공항, 난생 처음으로 국제선을 탄다.
국제선은 어떻게 생겼을까? 정말 해외로 비행기가 뜨기는 한단 말인가?
여행의 설레임이 배가 되었다.
하지만 낭만적 설레임은 곧 훼손되었다.
면세품 수령하는 곳에는 긴 줄이 늘어서있었고 한켠에는 사람들이 모여 수령한 물건의 포장을 뜯어 다시 정리하고 있었다.
그 옆에는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께서 쏟아져 나온 포장을 담아내느라 분주하셨다.
뉴스를 통해 이미 알고 있는 일이었지만 직접 마주하니 당황스러웠다.
이제 곧 야시장이 시작될 것 같은 북적거림이랄까?
지금껏 경험했던 국제선 탑승대기 공간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
설레임을 북돋워주지 못해 아쉬웠다.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보다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더 많아 그런가 싶기도 했다.
어찌되었건 시간은 또 차곡차곡 흘러갔고 비행기에 오를 때가 되었다.
이 시간에 제주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북쪽이 아닌 남쪽 방향으로 날아간다니, 이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특별한 것 같다.
무사히 잘 다녀올 수 있길 바라며 밤하늘로 아래로 멀어져 가는 제주도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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