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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호치민 2014 2017. 5. 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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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이 어두워져간다.

    여행도 저물어간다.

    카페에서 나와 다시 걷는다.

    여행가방이 맡겨져 있는 호텔과의 줄어드는 

    거리만큼 여행의 시간도 점점 줄어든다.

    아쉬움의 발걸음은 아닌 것 같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럭저럭 만족스럽게 잘 보낸 것 같다.

    집에 잘 갈 수 있겠다.


    제주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오는 그 시점에

    난데없이 '제주식당'이 나타났다.

    호치민 시내의 한국식당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지만

    서울식당, 부산식당도 아니고 제주식당이라니.


    반가움도 잠시, 전혀 제주스럽지 않은 메뉴에 

    당황해야했다. 간판에는 한글로 제주식당이라고 

    대문짝만하게 적혀있고 돌하르방사진까지 빛나고 

    있었지만 정작 메뉴는 돌솥비빔밥, 삼계탕, 김밥, 

    삼겹살, 갈비탕, 양념돼지갈비.


    제주도민에게는 그것이 의아하게 다가왔지만

    베트남이라는 이국에서 그것은 

    크게 의미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다른 나라에서 한국식당의 의미는

    한국음식에 있을테니까.











    조금 더 걸은 후에는 호치민의 제주식당 만큼이나

    특이한 공원을 만났다.

    연못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크고 호수라 하기에는 

    작은 규모에 난간 없는 다리가 놓여져 있었다. 

    다리 뒷편으로는 동그란 타워가 있어 

    계단을 통해 올라가게 되어 있었다.


    조형미도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고 분위기도 좋았다.

    다리에, 타워의 난간에 그리고 연못 둘레에 드문드문 

    앉아 있는 사람들과 연못 주변을 둘러싼 높다란 나무들.


    뜨거운 해가 지고 난 후의 저녁 휴식을 즐기는 모습이 

    참 편안하고 평화롭게 보였다.

    오토바이가 온통 잠식해 버린 줄 알았는데 

    이런 숨구멍이 곳곳에 있기에 이 도시가 

    유지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연못가에 앉아 잠시 쉬며 했다.










































    여행가방이 맡겨져 있는 호텔에서 

    가까운 쇼핑몰의 푸드코트를 찾아갔다.

    저녁을 간단히 먹고 후식을 즐겼다.

    그래도 시간이 남았다.


    다시 호텔 근처의 카페에 들렀다.

    더 해야할 일거리는 없는데 퇴근시간은 아직 남아 

    시간을 때우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살짝 들었지만 나쁘지 않다.


    남는 시간 없이 무언가를 하고 어딘가를 가봐야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고 벗어나는 중이다.

    그래도 시간이 남았다.


    길 건너편 기념품 가게에 들렀다.

    번화가에 자리한 탓에 분명 비싼 곳일테지만 

    이렇다할 기념품을 사지도 못했고 

    남은 베트남 돈도 소진할 겸.

    자석이 뒤에 붙은 아오자이를 

    입은 여성이 새겨진 것을 구입했다.

    (이런 물건은 뭐라고 불러야하나?)

    냉장고에 붙여놓을 요량이다.

    이미 두번 전의 여행, 태국 여행때에도 

    태국냄새 물씬 나는 것으로 사다 붙여놓았다.

    바로 직전의 여행, 세부 여행때에는 

    빠트린 것이 아쉽다. 














    짐을 찾으러 호텔로 가는 길, 

    수가 줄긴 했지만 오토바이의 행렬은 여전했다.

    다들 늦은 밤 어디로 가는 것일까?

    우리는 집으로 간다.

    재미있고 즐거운 여행이었다.

    안녕, 베트남, 그리고 호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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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말에 다녀온 여행의 기록을 

    2017년 봄에 겨우 마무리 지었다.


    늘 다음 여행을 떠나기 전,

    이전에 다녀온 여행의 기록을 정리하겠노라

    마음의 다짐을 했고 또 하고 있지만

    쉽게 지켜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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