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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치민 오토바이 투어
    여행/호치민 2014 2017. 2. 2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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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치민 여행 세번째 날.

    벤탄시장, 호치민시립미술관을 거쳐 

    포2000에서 쌀국수를 먹었다.















    다시 호텔로 향했다.

    저녁에 오토바이 투어가 예약되어 있다.

    아직 시간이 남았으므로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렀다.


    껨박당. 다들 그리 적어놨던데 베트남 사람들의 

    정확한 발음으로는 어떻게 읽히는지 괜히 궁금하다.

    과일과 아이스크림의 조화도 궁금하고 더위도 식힐 겸,

    또 마침 가는 길에 있어서 들르게 되었다.


    푹푹 찌는 날씨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왕 먹는 

    아이스크림, 더 시원하게 먹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가게의 한 쪽 벽면이 대로를 향해 훤히 열려 있었다. 

    덕분에 사람 구경하기에는 좋았지만 오토바이의 

    매연과 소음도 함께 먹어야했다. 옆자리 서양인의 

    담배연기는 덤이었고. 


    하지만 그렇게 많이 불편한 마음으로 

    앉아 있지는 않았다. 여기는 베트남이고 우리는 

    한번 겪고 가는 여행자이니 한편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호텔에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일찍 도착했다.

    오토바이 투어 가이드와 호텔 앞에서 

    만나려면 아직 더 있어야한다.

    호텔 앞 대로 건너편에 유유히 

    흐르고 있는 사이공강으로 가보았다.


    호텔 방에서만 내려다 봤던 흙탕물의 사이공강.

    가까이에서 봐도 별다른 감흥은 없다.

    강물에 가득 담긴 저 토사는 어디서부터 

    실려왔을까 하는 궁금증만 유일하다.

    퇴근시간이 다가오기 때문인지 더 불어나 

    대로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들 속으로 뛰어들 

    오토바이 투어에 대한 불안감과 기대감에 

    신경이 쏠려서일지도 모르겠다.











    약속 시간이 다 되어 호텔 앞으로 가니 

    눈에 띄는 아가씨 두명이 있었다.

    그들이 오늘 우리의 저녁 시간을 책임져 줄 

    가이드임을 한 눈에 알아봤다.


    하늘색 바지와 흰색 아오자이. 그들의 유니폼이다.

    이 회사 이 투어의 특징 중 하나는 여자 가이드가 

    아오자이를 입고 오토바이를 운전한다.

    손님은 뒷자리에 착석. 손은 가이드의 허리가 아닌 

    반드시 오토바이 뒷쪽, 짐 싣는 그 부분을 잡아야한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녀들의 운전실력 보다 

    우리를 기다리며 책을 읽고 있었다는 점.

    그 시끄럽고 혼잡한 대로변에서 

    오토바이에 기대 책을 읽고 있었다.

    20대 중반의 젊은 여성, 수다로 밤을 세울수도 있을 

    나이이며 스마트폰에 열중할 수도 있을텐데 

    책을 읽고 있다니. 


    우리가 다다가 인사를 하니 읽던 책을 

    접으며 환한 미소로 반겨주었다.

    이 투어가 끝나면 곧 잊어버리겠지만 

    서로의 이름을 알려주고 인사를 나누었다.

    건네받은 헬멧을 쓰고 오토바이 뒷자리에 앉았다.

    좋은 첫인상과 함께 오토바이가 서서히 움직이며 

    오토바이의 행렬 사이로 들어갔다.







    우리도 여기서 오래 살면 이렇게 다닌 수 있을까?

    부딪힐 듯 부딪히지 않는 오토바이들.

    어떻게 그렇게 잘 피해다닐까?


    경미한 사고에도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오토바이의 

    특성 때문에 이 투어를 할까 말까 고민이 컸었다. 

    내일이면 한국으로 돌아가야하는데 

    낯선 타지에서 다치기라도 한다면...


    그럼에도 선택을 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호치민을 

    더 생동감 있게 느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었다.

    결과는 대만족. 염려는 투어가 시작되고 

    얼마지나지 않아 금방 사라졌다.


    그녀들의 운전은 안정적이었고 

    그녀들의 태도는 친절했다.

    간간히 고개를 돌려 안내도 해주고 짧은 대화도 

    나누었지만 운전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움직였다면 아마 가보지 못했을 곳들을 

    훑고 다녔고 얼마후 다른 참여자들과 

    한 지점에서 만났다.


    팀장이라고 해야할까? 관리자인 듯한 분이 나타나 

    인사를 나누고 이후의 일정에 대해 안내를 해주었다.

    나중에 메일로 보내준다며 각자의 가이드와 

    사진도 찍어줬다.


    어두운 곳에서 플래쉬를 터트려 찍은, 

    함께 있었다는 것만 명료하게 알려주는 사진이었지만 

    그것도 한 추억일 것이다.












    다시 출발한 후 어느 곳에서 신호대기를 하는데 

    비가 오기 시작했다. 가이드는 차분하게 오토바이의 

    의자를 열어 비옷을 꺼냈다. 


    주변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하나 둘 비옷을 입기 시작했다. 늘 그래왔듯이. 

    오늘 낮에 보았던 풍경, 비옷을 입은 채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 그 풍경 속에 들어와 있음이 

    신기하게 여겼다.


    비는 이내 그쳤고 가이드는 다시 오토바이를 세웠다. 

    비옷을 다시 고이 챙겨넣고 투어는 이어졌다.












    또 얼마간 달린 후에는 모든 참가자들이 

    모여 간단한 식사를 했다. 야외 테이블에 오밀조밀 

    모여 앉아 베트남 사람들, 호치민 시민들이 

    평소에 즐기는 음식을 경험했다.


    대단한 곳은 아니지만 뭔가 호치민의 깊숙한 곳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직 투어가 끝나지 않은 시점이었지만 

    선택하길 잘 했다는 뿌듯함이 있었다.












    열대과일로 마무리를 한 후 투어는 계속 되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고층 아파트가 밀집한 

    부유한 동네로 갔다. 방금 거쳐왔던 곳들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 곳곳에 한글 간판들도 보였다. 


    특별히 구경할 것은 없지만 

    호치민시의 한 단면을 볼 수 있었다.

    그 곳에서 모두 모여 이 도시에 관한 설명을 

    마저 듣고 투어는 끝을 맺었다.


    이제 각자의 가이드가 각자의 숙소로 

    데려다 주는 일만 남았다.

    다시 호치민 밤거리를 시원하게 내달렸다.

    마지막까지 다정하게 대해준 가이드, 진심 고마웠다.

    두둑하지는 않지만 팁을 챙겨주고 항상 운전 조심해서 

    다니라는 안부 인사를 전하고 헤어졌다.

    밤 늦게 끝난 그들의 고난한 하루가 

    잘 마무리 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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