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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om
(동물을) 손질[솔질]하다 / 동물이 (가죽, 털 등을) 다듬다
grooming
차림새, 몸단장, (동물의) 털 손질
고양이는 스스로 그루밍을 한다.
혀로 핥아 침으로 그루밍을 한다.
하루에 몇번씩이고 그루밍을 하고,
화장실을 다녀오면 거기도 그루밍을 한다.
그래서 빨리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저 늘 하던대로 하고 있는거라 생각했지 특별히 무슨 문제가 있을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어느 날 밤 열심히 항문쪽을 핥고 있는데 그 날 따라 침의 양이 유독 많은 듯한 소리였다.
다른 날보다 겪하게 그루밍을 했다.
그제서야 알았다. 엉덩이쪽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피부가 백원짜리 동전만큼 헐어 있었다. 빨갛게.
아마도 종기 났는데 간지러우니 계속 혀로 핥다가 상처가 커진 것 같았다.
밤 11시가 넘은 시간. 어둠이 짙게 내려 앉은 시골.
알고 있는 가장 가까운 동물병원은 차로 20분쯤 걸리는 한림읍내에 있다.
하지만 그 시간에 문을 열었을리 만무했다.
급하게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차로 50분은 달려야 닿는 제주시내에 24시간 진료를 하는 동물병원을 찾았다.
11시 이후 부터는 진료비가 5만원 추가되고 12시가 넘으면 10만원이 더 붙는단다.
의사분도 응급상황이 아니면 내일 오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진료시간까지 포함하면 왕복 2시간은 족히 될텐데 아무래도 그건 경비도 고양이에게도 무리일 것 같아
내일 오전 한림읍내의 동물병원 개원 시간에 맞춰 가기로 했다.
그리고 또 급한대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옷을 만들었다.
엉덩이를 핥을 수 없도록 하기 위해 목에 채우는 보호대가 집에 없었다.
그동안 그걸 채울만큼 아픈 적이 아주 오랫동안 없었다.
옷으로 엉덩이를 핥을 수 없게 할 수 있다고 해서 대충 만들어 입혔다.
*
다행히 심한 것은 아니었고 약 먹고 약 바르고 핥지 못하게 하면 잘 나을 거라고 했다.
그런데 목 보호대를 채워 놓으면 사람은 편한데 고양이는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엉덩이쪽은 물론이거니와 몸의 털도 핥지 못하고 심지어 세수도 할 수 없으니 말이다.
보는 사람도 답답. 하지만 24시간 옆에서 지켜보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
하는 수 없이 장시간 외출을 자제하기로 했다.
가급적 일하는 시간 외에는 집에 머물며 짧게라도 보호대를 풀어놓고 옆에서 감시 아닌 감시를 하며 혹여라도 엉덩이쪽으로 머리가 갈라치면 제지를 했다.
그렇게 보름을 넘게 지낸 후, 지니도 우리도 해방되었다.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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