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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332일] 밴쿠버 돌아가는 길의 민폐
    세계여행/캐나다 2010 2012. 5. 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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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0 . 0 3 . 3 1 . 수 | 캐나다 록키 -> 밴쿠버 Canada Rocky -> Vancouver


    호텔 방에 전화가 울렸다.

    모닝콜인가? 모닝콜 해 준다는 얘긴 없었는데...
    조금만 더,, 5분만 더 있다 일어나야지..

    그러면서 다시 잠에 빠져버렸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이번에는 누군가가 다급하게 방문을 두드렸다.

    부시시한 모습으로 방문을 열었다.
    당황스러움과 역정이 오묘하게 섞인 표정의 가이드가 서 있었다.

    이 사람이 왜 왔지? 앗, 지금 몇 시??...


    7시 반이었다.
    7시 반은 출발시각이었다.
    맙소사.

    나, 그리고 같은 방을 쓰는 두 청년 모두 그 때까지 자 버린 거였다.
    약속이나 한 듯, 수면제라도 먹은 듯 셋은 일어나지 못했던 거였다.

    허둥지둥 옷을 갈아입고 초고속으로 세수와 양치를 하고 번개처럼 튀어나갔다.
    30명에 가까운 일행이 우릴 셋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짐을 버스에 싣고 자리에 다 앉아 있었다.

    우린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아침도 먹지 못한 채
    머리를 조아리며 버스에 올랐다.
    라니가 어떻게 된 것이냐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맞았다.

    이런 식의 민폐 정말 싫어하는데 내가 그 주인공이 되어버렸다.
    어제 무척 피곤했는데 늦게 잠자리에 든 것이 화근이었다는 변명은 스스로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얼마나 민망스럽던지 다른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면 그러고 싶을 정도였다.
    그렇게 많이 민망해 출발하자마자 잠들어 버렸다.



    영리한 곰이 문을 여는 것을 막기 위해 고안된 쓰레기통.



    3박4일의 록키투어 마지막 날이다.
    밴쿠버로 돌아가는 날이다.
    첫 날처럼 오늘은 종일 달리기만 한다.

    출발하자마자 졸기 시작해 내내 졸았다.
    점심을 먹기 위해 버스가 섰을 때야 정신을 차렸다.

    첫 날 점심을 먹기 위해 들렀던 한식당이었다.
    다시 봐도 여기서 한식당을 하시는 그 분들이 대단해 보였다.
    그 분들이 내놓은 비빔밥도 대단했다.
    비빔밥은 왠만하면 맛있는데...



    배가 부르니 또 졸음이 밀려들었다.
    광활한 대륙의 고속도로인데다 평일의 고속도로라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정체는 없었다.
    대신 내가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그러다 잠을 확 깬 건 버스의 타이어가 터졌을 때였다.
    뒷쪽 타이어에 문제가 생겼다.

    차가 달리는데는 지장이 없어 속도를 줄여 달렸고
    가까운 마을로 들어가 교체를 했다.

    그만하기 천만다행이었다.
    하마터면 아홉시 뉴스에 나갈 뻔 했다.





    투어를 가기 전에 묵었던 민박집으로 돌아갔다. 오후 4시 쯤이었다.
    우리집에 돌아온 것만큼은 아니지만 그런 느낌이었다.
    이 동네에 우리집이 있다면 좋겠단 생각도 들었다.



    마땅히 해 먹을 것도 없고
    집 주변에 김밥천국 같은 분식집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전철을 타고 나가자니 귀찮고.

    있는 쌀로 밥을 짓고 라면을 끓였다.
    후루룩 하고 설겆이 하는데 록키에 다녀온 것이 꿈만 같다.

    내일도 -모레가 되면- 꿈만 같은 날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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