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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농가주택 리모델링 14] 비가 내리고제주/생활 2011. 12. 20. 09:00반응형
1 1 . 1 2 . 0 7 . 수 ~ 1 2 . 1 1 . 일
일기예보에 주말까지 우산 혹은 눈사람이 그려졌다.
늘 딱딱 맞아떨어지는 예보가 아니므로 빗나가기를 바랐다.
페인트 작업이 예정되어 있어 더 간절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거의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몇일동안 장마가 온 것 같이 흐린 날씨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간간히 싸락눈이 우두둑 떨어졌다.
결국 페인트 작업은 다음 주로 연기되었다.
내일도 아니고 모레도 아니고 무려 다음 주로.
하는 수 없이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작업 몇 가지만 진행되었다.
설비 사장님은 간단한 일이라 비가 멈춘 사이에 일을 시작하셨지만 결국 머리를 적셔야하셨다.
날씨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고 끝내 하루는 공쳐야 했다.
비로 젖어가는 공사장, 덩달아 마음도 눅눅해져 가는데
이웃집 할머니께서 찾아오셨다.
귤 가져 가라며 이끄셨다.
언제적에 만들어진 것인지 알 수 없는,
아주 오래된 듯한 귤상장에 한가득 귤이 담겨 있었다.
다른 데서 얻은 귤이 집에 있다고 조금만 주십사 했지만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는 한사코 상자 째로 가져가라고 하셨다.
두 분의 마음이 담긴 귤상자는 그 무게보다 조금 더 묵직한 듯 했고
눅눅했던 내 마음은 제법 훈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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