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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301일] 칸쿤.호텔.카리브해.여유세계여행/중미 2010 2011. 12. 29. 09:00반응형
1 0 . 0 2 . 2 8 . 일 | 멕시코 칸쿤(깐꾼) Mexico Cancun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날씨가 너무 좋다.
칸쿤 호텔존의 올 인클루시브 호텔(All Inclusive Hotel).
호텔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2박3일이긴 하지만
어제는 3시에 체크인, 내일은 11시에 체크아웃이니,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날은 오늘 밖에 없다.
그래서 날씨가 좋길 간절하게 바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저께 호텔존에 잠깐 바람 쐬러 왔을 때는
잔뜩 흐리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 해변에서의 일광욕은 무리가 있을 정도였다.
그래서 오늘도 날씨가 나쁘면 어떡하나 조마조마했었다.
그랬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날씨가 좋다.
하늘과 구름, 바다, 햇살 그리고 바람까지 모두가 열정적으로 이상적인 조합을 만들어냈다.
이보다 더 좋은 날씨는 없을 것만 같다.
호텔에서 지급하는 짙은 녹색의 큰 수건을 들고 호텔 앞 해변으로 나갔다.
그리고 일광욕용 의자를 해를 향해 정조준하고 드러누웠다.
오일을 바른 라니는 본격적인 일광욕에 들어갔다.
일광욕이 취향에 맞지 않은 나는 잠깐 누워 있다 모래사장 둔턱에 걸터 앉았다.
그리고 해변을 거니는 사람들을 구경을 했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지나갔다.
지난 10여개월의 여행을 되돌아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한가롭고 여유로운 시간들이다.
그냥 멍하게 있었다. 잠시 잠깐 '생각'을 하긴 했지만 금새 지워냈다.
그냥 따가운 햇빛을 받아내고 산들거리는 바람을 느끼고 푸른 바다로 눈을 채웠다.
해변을 순회하는 호텔 직원에게 음료수를 주문하고
엎드려 있던 몸을 돌려 배달된 음료수를 받았다.
이런 사치스러운 여유는 이번 여행에서 처음이다.
정말이지 세상에 뭐 하나 부러울 것 없는 시간들이 여유롭지만 빠르게 지나갔다.
어제 점심은 뷔페식당에서 먹었기에 오늘은 다른 식당에 들렀다.
이 식당은 메뉴중에서 음식을 고르는 식당.
여태까지는 그랬다.
어느 나라를 가든 식당에 들어가 메뉴판을 펼치면 일단 저렴한 음식부터 살폈다.
하지만 지금 여기 이 호텔에서만은 예외다.
모든 식사도 숙박비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메뉴판에 가격은 없다.
그냥 먹고 싶을 것을 고르기만 하면 될 뿐.
이 느낌 참 희한하다.
점심 먹고는 또 해변이다.
그렇지 않아도 여행중에 많이 탔는데 오늘 작정하고 태운다.
마음도 노곤하게 익어간다. 이대로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다.
오후의 해가 기울어지면서 바람도 조금씩 세어지기 시작했다.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방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밀린 일기를 쓰고 알아먹을 수 없는 티비도 잠시 보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또 '먹기'다.
호텔에는 풀코스 레스토랑이 두 개가 있었다.
어제는 'Marco Polo'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에 갔었다.
오늘은 'Veneto'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을 찾았다.
오늘의 메뉴는 지중해식.
어제 저녁식사가 대단히 만족스러웠기에 오늘도 기대가 흥건하다.
어제 조금 늦게 레스토랑에 가 많이 기다렸었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일찍 갔는데도 1시간을 기다려야했다.
하지만 훌륭한 식사로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
짜지 않아 어제보다 더 만족스러웠다.
'아름다운 밤이에요'가 절로 나온다.
오늘이 마지막 밤이라는 게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조금 출혈이 있더라도 2박3일이 아닌 3박4일로 할걸 그랬다.
아쉬움이 너무 크다.
매일 다른 공연이 펼쳐지지만
오늘은 공연이 없고 손님들의 노래방이 준비되어 있었다.
음료수 마실 겸 해서 가 봤더니 외국 사람들이 마이크를 잡고 화면 속 가사를 보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 모습, 참 어색했다. 음치도 많더라. 잠깐 구경하다 무알콜 파인애플 칵테일을 들고 방으로 돌아왔다.
밤에도 아름다운 카리브해가 창 밖으로 잔잔히 오고 갔다.
왠지 자고 일어나면 사라지고 없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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