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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294일] 멕시코시티의 일요일
    세계여행/중미 2010 2011. 11. 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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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0 . 0 2 . 2 1 . 일 | 멕시코 멕시코시티 Mexico Mexico City


    모레, 칸쿤(깐꾼 Cancun)으로 가는 비행기를 예매했다.
    교통편을 예약했으니 숙박을 알아봐야한다.

    카리브해에 접해 있는 칸쿤.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는 멀다보니 우린 잘 몰랐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알게 됐다.
    미국을 비롯한 이쪽 동네에서는 먹어주는 휴양지란다.

    그러니 호텔이며 리조트, 당연히 많다.
    일렬로 늘어서서 푸른 바다를 내다보고 있다한다.
    그리고 올인클루시브(All Inclusive)호텔이 유명하단다.

    그것이 무슨 호텔인고 하니, 말 그대로 숙박비에 모든 비용이 다 포함되어있는거란다.
    자고 먹고 마시는 모든 비용. 식사부터 스낵류까지, 음료수부터 술까지 모두 무한정.
    매일 저녁 다른 컨셉으로 펼쳐지는 공연도 물론 무료.
    그렇다고 가격이 무지막지하게 비싼 것도 아니었다.



    호텔의 세계를 잘 모르는 우리는 뭐 이런 곳이 다 있나 싶었다.
    그리고 가고 싶어졌다.
    이제껏 주로 이용한 호스텔들의 숙박비에 비하면 몇곱절이나 되지만 
    그렇다고 꿈도 못 꿀 언감생심의 가격은 또 아니어서 딱 2박3일만 즐기기로 했다.

    계획한 여행기간에서 이제 2달도 채 남지 않은 막바지 시점.
    스스로에게 이 정도의 사치스러운 선물은 충분히 줄 수 있다 생각했다.


    검색질 끝에 Royal Solaris라는 호텔을 선택했다.



    씨티은행에 인수돼 씨티은행의 색을 쓰지만 이름은 그대로 사용중인 바나멕스(Banamex)은행.
    처음에는 사연을 몰라 이건 칼라 도용인가? 무슨 경우인가 했다.



    호텔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고 외출을 했다.
    멕시코시티의 일요일 정오.
    평일에는 북적거리던 호스텔 앞 거리는 한산했다.
    어제 유일하게 영업중이던 햄버거 노점마저 문을 닫았다.

    끼니를 때우기 위해 하이에나처럼 어슬렁거렸다.
    많은 식당들이 일요일의 휴식을 만끽하고 있었다.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고 결국 버거킹에 발을 들였다.

    그런데 음료수 기계가 밖에 나와 있었다.
    '물은 셀프'가 아니라 '음료수는 셀프'였다.
    올인클루시브 호텔을 처음 안 것처럼 이런 시스템도 처음 알았다.


    놀라웠다.
    먹고 싶은 만큼 음료수를 마실 수 있고
    콜라 조금 마시고 환타도 조금 마실 수 있다.
    목이 타는 더운 날이면 나설 때 얼음과 함께 콜라 가득 담아 나가도 될 일이었다.
    이런 신세계가 있다니...



    버거킹을 나선 후에는 또다른 신세계를 만났다.
    서울로 치면 테헤란로쯤 되는 대로에 차는 보이지 않고
    온통 자전거와 인라인이 쏟아져 나와 있었다.

    Paseo de la Reforma라는 이름의 대로는
    일요일마다 차 없는 거리가 되는 듯 했다.
    정말 말 그대로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다양한 자전거와 인라인 스케이트로 차 없는 대로를 누비고 있었다.

    차량정체, 매연, 소음으로 가득한 길을 일요일만이라도
    휴식 공간으로 만드는 발상. 훌륭하다.






    기분 좋게 페달을 밟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도 기분 좋게 걸었다.
    자전거 타기에도 그냥 가볍게 걷기에도 너무 좋은 날씨다.
    화창한 멕시코시티 일요일 오후의 날씨를 즐기며 조금 더 걸어 인류학 박물관에 닿았다.





    일요일을 맞아 박물관도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사람들이 줄을 지어 있었다.
    살펴보니 직원이 표를 나눠주고 있었다.

    일요일이라 무료개방인가?
    나는 짐 보관소에 가방을 맡기고 라니는 줄을 섰다.
    보관표를 받아들고 돌아서는데 라니가 왔다.
    멕시코사람만 무료입장이라고.
    외국인은 정식 입장료를 내야한다고.

    이왕 돈 내고 들어갈 것, 굳이 이렇게 복잡한 날을 택할 필요가 없다.
    아직 멕시코시티에 머물 날은 많이 남아 있으니까 평일의 어느 날로 미루기로 했다.







    국립인류학박물관(Museo Nacional de Antropologia)에서부터는
    론리플래닛 멕시코시티편의 워킹투어(Walking Tour) 중 하나가 시작된다.
    메뚜기의 언덕(Hill of Grasshopper)이라는 이름이 붙은 코스.

    이 코스의 대부분은 차풀테펙(차뿔떼뻭 Chapultepec)공원을 도는 것인데
    차풀테펙이 멕시코 옛언어인 나우아틀어(Nahuatl)로 메뚜기의 언덕이라는 뜻.

    인류학박물관 맞은 편에 있는 차풀테펙공원으로 향했다.
    일요일을 맞아 멕시코시티에서 가장 큰 공원은 수많은 인파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길 양쪽으로 늘어선 노점은 사람 구경하는 재미에 또 다른 재미를 부여했다.
    호수에는 발로 젖는 보트들이 분주했고 공원 안쪽의 풀밭에는 사랑을 싹틔우는 연인들이 분주했다.

    평일의 한산한 공원을 걸을 때면 여행 온 기분이 좀 나지만
    이렇게 휴일에 사람들 많은 공원에 있으면 그 곳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 난다.
    그들처럼 일요일을 맞아 놀러 나온 것 같은 기분.
    그렇게 여행 속 일상적 느낌의 하루가 또 지나간다.












    .차풀테펙성은 올라가지 않았고 현대미술관은 문을 닫아 못 감.
    .숙소에 돌아와 개그콘서트 한 편 보고, 떡볶이 해서 저녁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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