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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뜨는 시각은 늦어지고 해지는 시각은 빨라졌고, 살을 태우는 듯 했던 햇살도 많이 누그러졌고, 비오듯 땀 흘리는 것도 잦아들었고, 새벽엔 반팔반바지로는 감당하기 힘들어졌고, 매미가 우는 시간보다 귀뚜라미가 우는 시간이 더 길어졌고, 산의 저 높은 곳은 벌써 색깔이 변해가기 시작했고, 후텁지근한 바람은 담백해졌고, 그렇게 서서히 가을로 젖어가고 있어요....................... 고추 말뚝에 자리잡은 잠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