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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서 만난 동물친구들괴산 생활 2008 2009. 1. 9. 15:54
아직 1년도 지나지 않은 바로 작년의 일인데도 왠지 까마득히 옛일처럼 느껴지다 사진을 한장씩 보고 있노라면 조금씩 또렷해지는 지난 1년간의 농부생활. 밭에서 굵은 땀방울 흘리며 이름 모를 미생물에서부터 여러 곤충, 그리고 고라니까지 참 많은 동물과 마주했다. 때로는 손이 바빠서, 때로는 귀찮아서, 때로는 너무 빨라서 사진으로 담지 못한 친구들도 있지만 몇장 사진으로 남긴 것을 모아 봤다. 벚꽃에서 열심히 작업중인 벌과 이름은 모르지만 정말 너무나 아름다운 색을 지녀 한참을 넋 놓고 바라봤던 곤충. 기름진 땅을 만들어주는 유기농의 숨은 공신 지렁이와 고추밭 한떼기를 초토화 시켜 미움을 샀던 땅강아지. 성체보다도 더 이뻐보였던 무당벌레 번데기와 성에 차진 않았지만 그래도 열심히 진딧물을 처리에 힘 써준 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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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바다 속 달팽이괴산 생활 2008 2008. 8. 1. 11:34
어제 팥밭에서 만난 달팽이. 까만색 비닐과 까만색 부직포로 온통 덮혀버린 삭막한 밭 한가운데 있던 달팽이는 내가 옆에 다가가서 움찔하며 서버린건지 아니면 힘들어서 잠시 쉬어가는 중인지 미동도 하지 않은채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나저나 달팽이는 뭘 먹고 사나요? '찾아봐야지' 하는 맘만 먹고 있습니다. 달팽이를 뒤로 하고 발견한 사건의 현장. 노룬지 고라닌지 아주 맛있게 팥잎을 해잡숴 주시고 가셨습니다. --; 저번달에 어미를 잃고 밭에서 헤매고 있던 새끼 고라니를 산에다 잘 풀어줬는데 그게 아직 고라니들 사이에 소문이 안 났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