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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236일]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의 연어초밥세계여행/남미 2009 2011. 7. 18. 09:00반응형
0 9 . 1 2 . 2 5 . 금 | 칠레 라 세레나 Chile La Serena
늘 그랬던 것 같다.
크리스마스 당일 보다는 그 전날,
크리스마스 이브가 더 시끌벅적하고 더 붐비고 사람들은 더 들떠있는 것 같았다.
정작 크리스마스인 25일에는 모든 것이 다 끝나고 뒷정리를 하는 텅 빈 공연장 같았다.
오늘 우리가 머물고 있는 숙소도 그렇다.
어제 밤에는 숙소에 머무는 모두가 모여 작은 마당을 가득 메웠지만
오늘은 밝은 햇빛만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어젯밤 크리스마스 파티는 -생각보다 이른- 자정을 조금 넘긴 후에 마무리 되었지만
우리는 오늘 특별히 할 일을 찾지 못한 채 게으름을 부리며 아주 늦게 일어났다.
게으름을 피워도 시간은 잘도 가고 배는 또 어김없이 고파온다.
해가 꼭대기를 지나고 나서야 쌀을 씻었다.
여기 와서 부쩍 잘 해 먹고 있다.
라니는 연어초밥에 도전하기로 했다.
한국에서는 비싸서 늘 곁눈질만 하고 지나치는 연어가 여기는 만만한 생선이었다.
마음껏 두툼하고 길게 썰었다. 아보가토도 연어 못지 않게 굵게 썰어 넣었다.
간장은 남미의 다른 나라 마트에서도 보았기에 여기서도 살 수 있을거라 충분히 예상했었다.
하지만 고추냉이까지 있을 줄은 몰랐고 진열대에 꽂혀 있는 것을 보고 고맙기까지 했다.
비록 가루로 팔아 물농도를 잘 맞춰야 하는 불편은 있지만 그래도 있는 게 어딘가 싶다.
살살 녹는 부드러운 연어살을 헤집은 후 만나는 연두색의 알싸함, 참 오랜만이다.
입 안 가득 퍼진 후 코로 전달되면서는 상쾌함마저 느껴진다.
원없이 연어초밥을 먹고 의자에 늘어졌다.
작은 것에 행복을 느끼며 조용하고 한가로운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가 지나간다.
.저녁은 볶음밥.
.1박2일, 개그콘서트 시청.
.인터넷 어제부터 불통.
.가이드북 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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