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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셋집을 구하고 1주일 뒤에 이사 계약을 하고그리고 1주일 뒤에 이사를 하게 되었다.
정신없이 2주일이 흘러갔다.
섬으로의 이사는 1박2일 동안 이루어지고
거기다 냥이씨들까지 공수해야해 정신없음은
거의 한계치까지 도달했다.
여러 이사업체의 치열한 입찰 속에 제주도의 업체가 선정되었다.
제주도쪽이 육지의 업체보다는 대체로 저렴한 편이기도 했거니와
이제 곧 제주도민이 될 터, 같은 값이면 제주도 분들에게 맡기고 싶었다.
제주도로의 이사는 1박2일이 걸린단다.
서울쪽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나와서 짐을 싸주면 트럭만 제주도로 내려가고
다음 날 제주도의 업체에서 나와서 짐을 풀어주는 식.
제주도에서 가져온 짐을 다른 곳에 부리고 짐칸을 비운 트럭은 11시쯤 도착했다.
인천항에서 출발하는 배편을 예약하지 못해 세간살이를 실은 트럭은 목포로 내려갔다.
다음 날 배를 타고 제주도에 도착한다고 했다.
이삿짐을 보내고 난 후에는 차를 몰고 인천항으로 향했다.
저녁 7시에 인천을 떠나 다음날 아침에 제주에 도착하는 배에 차만 실어보냈다.
차주가 차와 함께 배에 타야하는 줄로만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배삯은 가장 싼 것도 평일의 저가항공편보다 비쌌는데, 굳이 그 돈을 주고
13시간 넘게 걸려 밤새 배를 타고 갈 이유가 없었다.
* 청해진해운 * 차는 선적의뢰를 하고 외관상태를 점검한 후 열쇠와 함께 맡기면
* 업체에서 배에 싣고 내리기를 해 준다.
* 차량별 선적비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당일날 사무실에 가 보니 예약하는 의미가 별로 없는 듯 했지만,
* 어쨌든 홈페이지의 안내에 따라 3일전에 전화를 걸어 선적예약을 했다.
인천항은 이번이 처음이기도 했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많이 낯설었다.
배가 비행기와는 많이 다르듯 항구도 공항과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인천항은 이전에 갔었던 고흥의 녹동항이나 장흥의 노력항, 제주의 성산포항과도 다른 느낌이었다.
거대한 배와 켜켜이 쌓인 컨테이너를 배경으로 왠지 거칠게 느껴졌고 주눅이 들었다.
하나 둘 살던 곳으로부터 떠나는 보내는 헛헛한 마음과 함께 머릿속이 뒤숭숭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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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고양이들을 데리고 비행기를 탔다. (-->고양이 비행기 동승)
제주공항에 내려 곧장 택시를 타고 제주항으로 향했다.
지난 밤 인천을 떠난 오하마나호가 막 제주항에 들어오고 있었다.
사람들이 배에서 줄을 지어 내리고 뒷문도 함께 열렸다.
일꾼 여럿이 배 속으로 뛰어들어갔다.
얼마 후 인천에서 실은 차들을 몰고 나왔다.
그 사이사이 온갖 물건을 실은 트럭들도 내렸다.
어떻게 저 많은 사람들과 차들과 짐을 싣고도 가라앉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쏟아져 나왔다.
배 위로 날아가는 비행기를 몇 대 보고 난 후에 우리 차를 받았다.
인천에서 온 차는 제주항 4부두에서 찾았다.
청소를 하고 작은 케이지에 담겨 먼 길 오느라 고생한 냥이씨들에게
물과 먹이, 화장실을 마련해 주고 이삿날을 맞아 중국집에서 점심을 먹은 후
산 넘고 물 건너 바다 건너서 도착한 이삿짐을 맞았다.서울에 살던 집보다 작은 집, 절대적으로 부족한 수납공간.
짐은 계속 집으로 밀려 들어오는데 정리는 더디고 자리를 찾지 못하는 짐들이 한켠에 차곡차곡 쌓여갔다.
오래 전 제주에서 자리 잡은 선배가 고마운 발걸음을 해 도움을 주었지만
결국 다 정리를 못한 채 잠자리에 들어야했다.
어수선한 낯선 집에서 억지로 잠자리를 마련하고 아침 일찍부터 부산을 떠느라 피곤해진 몸을 뉘였다.
낮과 달리 밤공기는 서늘한데 2년 동안 멈춰 있었던 보일러는 작동을 하지 않았다.
심란한 마음이 밤과 함께 깊어갔다.
그래도 다행이다.
날씨가 좋았던 탓에 짐도 우리도 모두 일정에 딱딱 맞춰 제주도에 들어왔으니.
그리고 비는 잘 참았다가 내일 내린다니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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