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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99일] 생과일쥬스
    세계여행/중동 2009 2010. 7. 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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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9 0 8 1 0 월 | 시리아 알레포 Syria Aleppo


    원래도 늦잠을 잘 자는 편이지만,
    어제 하루종일 진을 많이 빼서인지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뒤척이다 10시가 넘어서야 일어났다.

    적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 주는 에어컨,
    비록 한국어 채널은 없지만 세계 각지의 위성방송들이 나오는 텔레비전,
    작은 냉장고 위에 놓여진 먹다만 코카콜라 페트병이 눈에 들어온다.
    커텐이 쳐진 이 작은 방에 누워 있으면 중동의 어느 한 도시에 와 있음을 망각하게 된다.

    몸은 마음 같지 않지만 여행자의 의무 같은 것이 침대 옆에 놓여진 배낭에서 샘솟는다.
    여길 또 언제 와 보겠어.
    하나라도 더 봐야지.
    내일이면 시리아를 떠나잖아.

    설사를 쏟아내고 11시쯤 숙소를 나섰다.



    모스크 앞 공원.


    숙소 근처의 터미널에서 내일 터키로 가는 버스표를 구입한 후 구시가지까지 열심히 걸어갔다.
    큰 모스크 (Omayyad Mosque) 옆 식당에서 치킨버거와 피자를 주문했다.
    1.5리터 짜리 생수병과 작은 곽티슈가 함께 나왔다.
    잊고 있다 영수증을 받아들고서야 기억이 났다.
    두가지 모두 유료라는 것을.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의 한 식당에서도 그랬었다.
    식당에서 물은 셀프일지언정 돈을 내고 마셔야 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우리나라.
    문화의 차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Omayyad Mosque


    └ 수박 맞겠지?


    맛나지는 않았지만 점심을 먹고 나니 몸이 나른해 지는 것이 계속 컨디션이 좋지 않다.
    숙소로 돌아가 더위가 좀 가시고 나면 다시 나오기로 했다.
    돌아가는 길에 과일을 사러 시장에 갔다.

    수박 한 통 사다가 냉동실에 넣어뒀다 시원하게 한 입 베어물었으면 하는 마음 한가득이지만
    수박은 너무 크고 숙소의 냉장고는 너무 작다.

    복숭아를 사려고 하는데 아저씨가 상태가 좋지 않은 것들을 많이 넣어줘서

    라니가 좋은 것들로 바꿔 담을려고 하니 아저씨 그만 비닐봉지를 낚아채 가버렸다.
    라니도 토라져 그냥 돌아섰다.



    └ 숙소 인근의 시계탑.


    └ 의도한 것은 아닌데. 마침 지나가던 시리아의 멋쟁이에게 초점이 맞춰졌다. 


    과일 대신 270원짜리 아이스크림콘을 하나 사 먹고 숙소로 돌아갔다.
    긴 낮잠을 자고 나와 일단 과일쥬스가게에서 여러 과일을 섞어 갈은 것 한잔과
    망고쥬스 한잔씩을 시원하게 마시고 정신을 차렸다.

    시리아. 이 생과일쥬스 하나만으로도 잊혀지지 않을 나라다.
    670원. 과일을 선택하면 그 자리에서 얼음과 함께 갈아준다.
    맥주잔 가득 부어준다. 먹고 나면 믹서기에 남은 쥬스를 마저 부어준다.
    잠깐이지만 더위와 갈증, 허기를 한방에 날려준다.

    몇일 머물렀으면 절친이 되었을지도 모를 과일가게 주인 아저씨에게 인사를 하고
    기독교 구역 (Christian Quarter, Al-Jdeida)으로 향했다.






    └ 몇가지 과일을 섞었는데 딸기색이 가장 강했나보다.


    └ 대다수가 무슬림인 이곳에 아랍어로 씌어진 명판이 달린 성당은 참 많이 어색했다.





    기독교 구역 (Christian Quarter, Al-Jdeida).


    기독교 구역 (Christian Quarter, Al-Jdeida).





    └ 얼굴과 손만 내놓고 다니는데 이런 옷은 언제 입는걸까? 


    └ 새까만 부분은 모두 여성분들. 


    └ 어제, 그리고 오늘 점심 때 왔던 모스크가 있는 구시가지로 다시 왔다. 


    └ 모스크 앞에서 잠깐 휴식중.


    └ 시간이 늦어 시타델(Citadel)에는 들어갈 수 없었다.




    시타델에 올라가 석양을 보았으면 더 멋졌을텐데 해가 지기 전에 문을 닫았다.
    땅거미가 지고 시타델 옆의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는 조명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
    비둘기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새들이 선선해진 바람을 타고 떼 지어 날아다녔다.

    더위에 지쳐, 여행에 지쳐, 유적에 지쳐 너무 빨리 떠나가 버리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 속에 시리아에서의 마지막 밤이 그렇게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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