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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자리
    고양이/쿠키와지니 2009. 3. 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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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횡하다. 집도, 마음도..


    쿠키와 지니를,,
    여행에서 돌아올 때까지 오랜 시간 우리를 대신해 돌봐주실 분의 댁에 데려다 놓고 왔다.

    갈 때와는 달리 텅빈 뒷자석.
    비까지 내려 더욱 스산했던 돌아오는 길.

    이제 한동안은
    매일 빗질을 해주지 않아도 되고
    매일 화장실을 치워주지 않아도 되고
    매일 사료와 물을 챙겨주지 않아도 되고
    온갖 선들을 물어뜯지 않게 조심하지 않아도 되고
    방바닥에 굴러다니는 털뭉치를 치우지 않아도 되고
    한번씩 엉덩이털에 달려 있는 똥떵어리를 떼 주지 않아도 되고
    집을 나서기 전에 옷에 붙은 털을 떼어내느라 부산을 떨지 않아도 되지만

    또 이제 한동안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마중나와 꼬구라지며 애교부리는 모습을 볼 수도 없고
    컴퓨터 쓰고 있을 때 다리 위에 올라와 있어 전해지는 따스함을 느낄 수도 없고
    쇼파에 누워있으면 배 위에 올라와 해주는 꾹꾹이를 받을 수도 없고
    화장실에 앉아있을 때 애타게 부르는 울음소리도 들을 수 없고
    바라보는 내 모습이 담긴 커다랗고 투명한 눈을 볼 수도 없다.

    시간이 흐르면
    그들이 낯선 곳에서의 생활에 적응해 가 듯
    우리도 그들 없는 생활에 적응해 갈테지만

    한동안은
    TV를 보다 문득 어디 있나 찾게 되고
    쇼파밑에 숨어 있다 불쑥 나올 것 같은
    착각 속에서 지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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