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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256일] 아~ 아사도...
    세계여행/남미 2010 2011. 8. 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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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0 . 0 1 . 1 4 . 목 | 아르헨티나 엘 칼라파테(엘 깔라빠떼) Argentina El Calafate


    모레노 빙하도 보고 피츠로이도 보고 왔으므로 원래는 오늘 떠나려고 했다.
    그렇게 계획을 잡고 그제 버스표를 알아봤지만 오늘 떠나는 버스표는 매진이었고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내일 떠나는 버스편으로 구했다.

    그렇지 않아도 20대 초중반의 젊은이들과 함께 종횡무진하느라 힘들었는데 잘 됐다.
    느긋하게 쉬어가는 하루 되겠다.

    3일전 28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와 도착했고
    2일전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빙하 보고 왔고
    1일전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피츠로이 보고 왔다.
    오늘은 늘어지게 늦잠을 잤다.



    12시가 넘었을 때 쯤 우리 다섯은 후지민박을 나와
    어제까지 머물렀던 린다 비스타로 향했다.
    어제 세탁기 옮기고 정리하는 것을 도와드렸더니
    사장님께서 아사도(Asado)를 해 주시겠다며 점심 초대를 하셨기 때문.

    빈 손으로 가기가 뭣해 가는 길에 마트에 들러 과일과 콜라를 샀다.
    반갑게 맞아주시는 사장님, 상추 등의 채소가 필요하시다길래 상학과 준형이 다시 마트로 향했다.
    잠시 후 숯도 필요하다고 하셔서 내가 뒤쫓아가 함께 사왔다.

    아사도는 숯불에 소금 간만 한 쇠고기를 아주 오랫동안 천천히 구워서 먹는 아르헨티나 전통음식.
    사장님 말씀으로는 못해도 1시간 반 이상 구워야한단다.
    그리고 양고기가 맛있다며 양고기 특유의 냄새를 걱정하는 우리들의
    걱정은 붙들어매라며 소고기 대신 양고기를 올리셨다.



    양파나 감자, 고구마를 같이 구워 먹으면 맛있다 운을 떼시는데 그게 다 없으신 듯 했다.
    한 끼 얻어먹는 것이 고마운 우리는 다시 마트를 다녀왔다.

    그러는 사이에도 아사도는 완성되지 않았다.
    약한 숯불에 은근히 오랫동안 구워야 하는 아사도.
    가족끼리 먹든 손님을 초대하든 아사도를 대접하려면
    시간을 잘 맞춰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배가 심각하게 고파왔다.




    참 오래 기다렸다.
    드디어 식탁에 앉았다.

    아... 그런데...
    사장님 내외분께서는 절대 나지 않는다고 하신
    양고기 특유의 냄새가 입 안에 스믈스믈 번져 나갔다.

    특히 라니와 연정은 사모님의 배려에 오히려 더 고생했다.
    귀한 것이라며 여자들에게만 주겠다며 건네주신 염통.
    다른 부위에 비해 냄새가 더 심해 힘들었다고.
    일부러 챙겨주셨는데 뱉어낼 수도 없고.....
    여자라 아니라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양고기가 아닌 다른 고기로 만든 소세지가 있어서,
    감자와 고구마를 같이 구워서 다행인 점심식사였다.



    잠깐 일 도와드렸을 뿐인데 점심에 빨래까지 맡아주신 사모님께 감사드리며 중심가로 나왔다.
    언제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카지노라는 글자가 모두의 눈에 들어왔다.
    서로의 견제와 통제 속에 둘러나 보자며 입장했다.

    카지노는 무척 한산했다.
    많은 사람들이 도박에 매진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래도 사람이 좀 있어야 게임을 하는 재미가 날텐데,
    다소 실망을 하며 돌아다니다 딜러가 아닌 컴퓨터가 진행하는 룰렛기계에 둘러앉았다.

    라니를 제외한 모두가 조금씩 돈을 땄을 무렵 깨끗하게 털고 일어났다.
    딴 돈을 모아 아이스크림을 사 먹고 저녁으로 해 먹을 파스타 재료 사는데 보탰다.
    카지노, 수렁에 빠지지 않고 이렇게 즐겁고 보람차게 다녀올 수도 있다는 좋은 예를 남기며 뿌듯해했다.



    저녁을 먹고 나서는 또 게임으로 설겆이 당번을 정했다.
    완전 재미붙였다. 이번엔 내가 할께, 아니에요 제가 할께요, 이런 미덕은 사라진지 오래.
    냉정해서 더 긴장하고 집중하고 그래서 더 진한 열광의 도가니가 된다.

    둘이서만 여행할 때와는 많이 달라진 분위기 속에 새로운 여행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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