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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프라이빗하우스 마드레


1 0 . 0 2 . 1 7 . 수 | 브라질 상파울루 -> 멕시코 멕시코시티 Brazil São Paulo -> Mexico Mexico City


4시40분에 일어났다.
시간에 쫓겨 마음 졸이며 가는 것 보다는
차라리 공항에서 기다리더라도 일찍 나서는 것이 마음 편하다.
그래서 예약해 놓은 비행기나 버스, 기차를 타야하는 날에는 여유있게 나선다.

오늘은 브라질을 그리고 남미를 떠나는 날이다.
4개월간의 남미여행을 마치고 멕시코로 간다.
여러 나라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마치 한 나라로 여겨지는 남미,
4개월이나 있었음에도 아쉬움이 마음에 번져든다.




5시반쯤에 로비에 내려왔다.
3박을 한 숙소인데 처음 보는 직원이 리셉션을 지키고 있었다.
택시를 불러달라는 부탁에 친절하게 응해줬다.
그리고 물어왔다. 아침을 먹을건지.


어제였다.
새벽에 공항으로 가야한다는 걸 안 다른 직원이 
6시에 아침을 차려줄테니 먹고 가라고 했다.
원래의 아침식사 시간보다 훨씬 이른 시간.
겨우 우리 둘만을 위해 따로 아침을 차리는 것은 민폐인 것 같아 거절했었다.

그런데 직원이 바꼈고 다시 물어왔다.
택시가 오려면 시간이 걸릴 터.
그의 제의를 거절하고 기다리기에는 왠지 뻘쭘하기도 할 것 같았다.

식당으로 향했다.
원래의 아침식사 시간 때와 같이 차린 것은 아니고 몇가지는 빠져 있었다.
그래도 배려가 고맙다. 덥고 입맛도 없고 해서 사과와 오렌지주스만 홀짝였다.

 


다시 로비로 내려가니 택시가 와 기다리고 있었다.
택시에 타자 미터기를 눌렀다.
흥정 안 하고 이렇게 깔끔하게 미터기로 가면 얼마나 좋아.

그런데 숙소를 벗어나 코너를 돌고 나서 갑자기 미터기를 꺼버렸다.
이건 무슨 시츄에이션?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가운데 흥정이 들어왔다.
100레알을 요구했다.



처음에는 지하철을 타고 버스터미널로 가서 거기서 공항버스를 타려고 했었다.
그런데 숙소에 택시 요금을 물어보니 숙소에서 공항까지 8,90레알 정도 나올꺼라고 했다.
(지하철+공항버스)x2보다 한 만원정도 비쌌다.
배낭 메고 걷고 처음 가 보는 버스터미널에서 헤맬걸 생각하면
만원 정도는 감수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래서 탄 택시인데 이딴식으로 행동하다니..
화가 났지만 그렇다고 내리기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배낭은 트렁크에 실려 있고 아직 어두운 새벽이고 말은 안 통하고...

숙소에서 들었던대로 수첩에 80~90이라고 적었다.
멍청하게.. 흥정을 할 때는 무조건 낮게 적고 시작해야한다는 걸
긴 여행동안 익혔으면서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해 그렇게 하고 말았다.
당연히 택시기사는 90에다가 동그라미를 쳤다.

숙소에서 들었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바가지를 쓴 것도 아니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떨어지는 순발력에 또 한번 스스로에게 실망해야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택시기사가 얄미웠다.


.공항에서 한국인 가족 만나 잠시 대화.
.남은 브라질 돈, 달러로 환전.
.아르헨티나 돈은 몇가지 이유로 세번째 환전소에서 달러로 환전.




이륙하자마자 졸다가 간단한 기내식 먹고 좀 있다 또 졸고...


아마도 티티카카(띠띠까까 Titicaca)호수.



한참을 날아 비행기는 마추픽추의 기억이 아련한 페루에 도착했다.
거의 석달만에 다시 온 페루의 수도, 리마(Lima).
이번엔 경유지일 뿐이다. 공항 내부에서 비행기를 갈아탈 뿐이다.
남미를 떠나는 길이라 경유만 하는 것이 더없이 아쉽게 느껴졌다.

언제 다시 와 볼 수 있을까? 하는 감상에 젖을 무렵
정신이 번쩍 드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미 브라질의 상파울루에서 보안검색대를 거쳤고
공항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바로 비행기를 갈아탈 뿐인데 또 다시 짐을 검사했다.

엑스레이 검색대를 거쳐 나온 내 가방을 직원이 붙들었다.
열어서 살펴봐야한다고 했다. 걸릴만한 것은 물론이고 의심살만한 물건도 없는데...

아... 그런데 가방에 들어갔던 그의 손에 맥가이버칼이 쥐어져 나왔다.
이게 도대체 어찌된 일이란 말인가. 그게 왜 이 작은 배낭에 들어있지?



그 다용도칼로 말할 것 같으면...

한국에서 여행 출발 직전에 맥가이버칼로 유명한 다용도 칼을 구입했었다.
쓰던 물건인지 기스 많은 낡은 것이 왔다.
환불은 했지만 새로 주문할 여유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첫 여행지, 남아공의 케이프타운(Cape Town)에서 하나 장만했다.
늘 작은 배낭에 넣고 다니며 쓰다 비행기를 탈 때는 잊지 않고 큰 배낭에 옮겨 수화물로 들어갔다.
지난 9개월동안 10번 넘게 비행기를 타면서 한번도 잊지 않았다.

그런데 여행을 석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오늘, 기어이 공항에서 빼앗기고 말았다.
비행기에 들고 타면 안되는 것들이 압수된 투명 플라스틱 통에 들어가버렸다.
애걸복걸하고 말것도 없었다.

공항에서 한번씩 수거함을 볼때마다 그렇게 생각했다.
아니 도대체 왜 저렇게 많이 뺐기는거야.....
오늘은 내가 바로 그 바보 주인공이 되었다.

험하게 쓰지도 않아 새 것이라 해도 믿을만큼 깨끗하기만 한데...
아까워서 미칠 것 같았다. 비행기를 타러 가는 내내 자책을 했다.



그런데 오늘 첫 비행기를 탄 브라질 상파울루 공항에서는 도대체 어떻게 통과한걸까?
그들의 검색은 너무 허술했던건가?










드디어 멕시코다.
비에 젖어가고 있는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 도착했다.

입국수속은 별문제없이 간단하게 통과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짐이 나오지 않았다.
활주로쪽을 내다 볼 수 있어 가까이 다가가 봤더니
가방을 일렬로 쭉 늘어놓고는 개를 데리고 탐색전을 펼치고 있었다.

시키는 사람도 탐색하는 개도 무척 열심이었다.
건성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꼭 찾고야말겠다'는 듯이 열심이었다.
그렇게 검사가 끝난 짐은 내부로 들여보냈고 다시 일부의 짐을 늘어놓고 검사를 했다.
그러니 더딜 수 밖에...

유난스러운 탐색을 보면서, '아, 멕시코에 왔구나'를 제대로 실감했다.



탐색전 때문에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날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처음 와 보는 낯선 도시에 무겁고 거추장스러운 배낭을 메고 도착했는데
해는 지고 비까지 내리면 정말 우울하다.
거기다 위험하다는 멕시코시티의 지하철까지 타야하니 말 다했다.

공항 안내소에서 물어 버스를 타고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로 이동했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점지해 놓은 숙소가 있는 동네로 이동했다.
늦은 도착시간을 고려해 지하철역에서 엎어지면 코 닿는 숙소를 예약해 놨었다.

숙소 예약은 잘 안 하고 다니는 편이지만
밤에 도착했는데 숙소에 자리가 없어 헤매는 상황이
발생하면 곤란하므로 예약을 해 놓았다.

지하철은 잘 타고 왔다.
서울에서 타듯이 편안하게 탔다.
그리고 내려서 아주 살짝 헤맨 후 숙소를 찾았다.
다행히 방도 마음에 들고 숙소도 아담하니 괜찮다.



짐을 부리고 바로 나왔다.
먹고 살아야하니까.

우리나라의 오.떡.순 노점 같은 분위기의 타코(따꼬 Taco) 노점 몇이
인도를 점하고 있었다. 인상 좋아 보이는 아저씨의 노점 앞에 섰다.
멕시코에서 맛보는 오리지날 타코. 힘들고 지쳐도 이 맛에 여행한다.

비록 왠만큼 먹어서는 성에 차지 않을 것 같아 두개씩만 먹고
중식집에 가야했지만 잊을 수 없는 맛과 기분이다.
새벽부터 설쳐 하루종일 비행기 타고 이동해 피곤하지만 작은 기쁨으로 달래어본다.



.노트북 또 먹통. 그러고보니 멕시코시티도 해발 2천미터가 넘는 고지대.
.하드디스크 이상이 주원인이기는 하지만 고산병을 앓는 희한한 노트북.
.씨름하다가 지쳐 잠들다.








댓글
  • 프로필사진 제이슨 멕시코 입성이로군요.
    예약이 있는 것들은 아무래도 마음이 급하지요.
    그렇지만 브라질 같은 나라에서도 택시운전사들이 그러니.. 이거 원..
    2011.11.09 09:30 신고
  • 프로필사진 따땃 뭐,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암튼 떠나는 마당에 그런 일 겪으니 마음이 안 좋더라구요.. ^^;;
    2011.11.09 21:24 신고
  • 프로필사진 무념이 맥가이버칼 한대로 비행기를 납치해버리시 그러셨어요~ ㅋ
    멕시코 이야기 기대되네요~ ㅎㅎㅎ
    2011.11.09 14:09 신고
  • 프로필사진 따땃 제가 명백하게 실수한거니,, 누굴 탓하겠어요.. 어쩔 수 없죠, 뭐.. ㅋㅋ ^-^
    멕시코 이야기도 기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2011.11.09 21:26 신고
  • 프로필사진 boramina 맥가이버 칼 아까워라...
    멕시코 들어갈 때 저도 어찌나 힘들던지 속으로 엄청 욕해댔는데 길거리 노점 따꼬, 코로나 맥주 한 잔에 완전히 멕시코 용서했죠.
    그 이후로 멕시코는 언제나 저의 favorite 이에요^^
    2011.11.19 11:51 신고
  • 프로필사진 따땃 칼, 생각만해도 여전히 아쉽고 아깝고, 그래요..
    제가 그 입장이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ㅠ.ㅠ

    따꼬도 여전히 그립게 생각나네요.
    길거리 노점이며 작은 식당들 하며...
    2011.11.19 23: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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