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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168일] 이스터섬 모아이 무리세계여행/남미 2009 2011. 1. 19. 13:30반응형
라노 라라쿠, 관람시간 9시30분부터 18시까지.
0 9 . 1 0 . 1 8 . 일 | 칠레 이스터섬 Chile Easter Island
앞으로 뒤로 넘어진 모아이들을 보며 동쪽 해안을 쭈욱 따라 달려서 도착한 곳은
모아이 공장이라 할 수 있는 라노 라라쿠(Rano Raraku)라는 이름의 작은 분화구.
그리 높지 않은 동네 뒷산 같은 그 곳은 모아이를 만들던 곳답게
아주 다양한 모아이들이 모여 있었다.
똑바로 서 있는 것,
기울어진 것,
땅 속에 박힌 채 코까지만 드러난 것,
눕혀진 채 배꼽에 물이 고인 것,
거기다 만들다 만 것까지
정말 별의 별 모아이가 다 있었다.
두가지가 인상 깊었다.
하나는 생김새.
사진으로 봤던 어렴풋한 기억보다 콧날은 날카롭고도 오똑하고 턱선은 날이 서 있었다.
입술은 매우 얇았고 다부지게 꼭 다물고 있었다.
상상만으로 만들어낸 얼굴일까?
아니면 그 당시에 이 섬에 살던 사람들은 그렇게 생겼던 것일까?
혹, 정말 외계인이 만든 것일까?
다른 하나는 만들다 만 모아이.
무엇 때문에 작업을 다 마치지 못하고 중단해야 했을까?
모아이를 왜 만들었는지만큼이나 궁금했다.
거의 다 만들어 가고 있던 모아이. 코와 턱이 보인다. 저렇게 깎아내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걸릴까?
역시 만들다 만 모아이. 거의 다 만들었는데 저걸 어떻게 떼냈을까?
입장할 때만 해도 언제 비를 쏟아낼지 모를 것 같던 구름이 잔뜩 끼여 있었다.
그러다 구경을 마쳐갈 때쯤 구름이 서서히 걷히더니 파란 하늘이 조금씩
나타나고 그 사이에서 햇빛도 약간 쏟아져 모아이의 푹 파인 눈에
진한 그림자가 생겼다.
똑같은 장면을 다시 급하게 찍었다.
많은 사물들이 그렇지만 모아이도 역시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빛을 받을 때 더 살아나는 것 같다.
우리 기분도 덩달아 살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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