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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프라이빗하우스 마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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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 않던 날씨가 떠나는 날 아침부터 좋으면 불행한걸까?
아니면, 하루라도 화창한 날씨를 즐길 수 있어 다행인걸까?

어제 오후부터 개이기 시작하더니 오늘은 아침부터 '햇빛은 쨍쨍, 모래알과 바다는 반짝'이다.
숙소에 짐을 맡겨 놓고 한결 보드라워진 바람을 맞으며 고운 모래를 밟으며 천천히 걸어
어제 갔던 Sai Rock Hotel로 향했다.

무선인터넷 공짜, 잘 가꾼 정원, 깔끔한 건물, 괜찮은 식당 뭐 하나 꿀리는게 없는 것 같은데
손님은 별로 없어 횡하기만 한 것을 또 못내 안타까워하며 인터넷을 쓰면서 여유로운 오전 한때를 보냈다.

저렴한 호텔에서 지내면서 더 나은 옆 호텔에 와서 시간을 보내는 건
구차함의 단면일까? 아니면 현명한 소비생활일까?





바닷물이 차고 빠짐을 반복하듯 다시 식사시간이 돌아왔다.
어제 점심을 해결했던 이 호텔의 중국식당, 가격과 맛 모두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우리는 바로 맞은 편에 있는 뷔페레스토랑을 발견했고 이 동네의 음식을 맛보자며 입장을 했다.

당연히 절차상 가격확인부터 먼저.
분명 비싸지 않게 들었는데, 스프를 한 숟가락 뜨면서 다시 생각해 보니 비싸지 않은 게 아니라 너무 쌌다.
아무래도 뭔가 이상한 것 같아 다시 물어보니 역시나 잘못 알아들은 게였다.

(에잇헌드레드퓌프티.)

(0.0001초도 걸리지 않아 바로 숫자가 머리속에 떠오른다면 당신은 네이티브.)
(에잇헌드레드, 800, 퓌프티는 50. 그러니까... 850. 이러면 두번 물어보기 필수.)

우리는 후자에 속했다. 영어로 숫자를 들으면 변환하는데 약간의 시간이 소요된다.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850을 85로 잘못 알아듣나 싶었지만 후회해도 이미 숟가락을 뜬 상태.
포크질 할 때마다 왜 그렇게 들었을까, 제대로 들었는데, 이 놈의 저질영어실력, 하며 궁시렁거렸다.
그럴만도 한 것이 1인 식사비가 어제 중국집에서 둘이서 먹었던 음식가격보다 비쌌다.
그렇다고 음식이 만족스러운 것도 아니고... 아무튼 계산할 때는 배앓이가 최고점을 쳤다.

















준비없이 거의 묻지마관광식으로 온 터라 몸바사의 다른 곳은 더 둘러보지 못하고 해변만 보고 가는 게 못내
아쉽지만 또 다음 여행을 위해 기차역으로 향했다. 조금 일찍 도착해 별 볼 것은 없지만 역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탑승. 기차는 제 시각에 정확하게 출발했다.

몸바사로 오는 기차의 식당칸에서 케냐분들과 아주 유쾌한 시간을 가져 저녁 먹으러 가면서 이번에는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까 궁금해졌다. 하와이에서 오셨다는 중년의 아저씨와 합석.

못 알아 듣는 부분은 적당히 미소로 때우면서 얘기하는데 소재가 정치쪽으로 흘러갔다.

그렇지 않아도 영어가 짧은데 대화가 심오해지니 말하는 시간보다 듣는 시간이 늘어났다.
아저씨는 일어날 듯 일어날 듯 하면서 맥주를 또 주문하고..

안 되겠다 싶어 동방예의지국 코리안답게 정중하게 끊고 객실로 돌아왔다.
그렇게 아프리카에서의 두번째 기차여행이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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