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쿠키와지니

[노묘일기] 설사2

따땃 2017. 10. 21. 01:04



1 7 . 1 0 . 10


길고 길었던 연휴가 드디어 끝났다.

쿠키는 더이상 설사를 하지 않지만 

15세가 넘은 나이 많은 고양이이므로 

일단 병원에 가 보기로 했다.


연휴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한번 가보면 되겠다 싶은 동물병원을 알게 되었다.

모슬포에 있는 병원이었는데 제주시내에 다녀오는

시간의 절반이면 되는 거리이니 잘 되었다.



몇년 만에 케이지에 갖힌 채 차를 타게 된 쿠키는 

가는 내내 가녀린 목소리로 울다 멈추기를 반복했다.


오후 진료가 시작되는 시각에 맞춰 도착해

금방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몸무게를 재는 것 외에 별다른 검사는 하지 않았다.

증상을 알려드렸고 몇가지 질문에 답을 드렸다.

지어주신 가루약을 받고 돌아왔다.



저녁에 캔사료 하나 뜯어다 약을 비벼서 줬다.

다른 방법을 알려주셨지만 그것보다는 이 방법이 

서로에게 편할 것 같았다. 

아주 오래전이긴 하지만 예전에 이 방법으로

약 먹이기에 성공하기도 했었다.


바로 덤벼들어 먹는 사료인데 왠일인지

한참 냄새를 맡으며 경계를 했다.

눈치를 챘나 조바심이 났다.

조금 있다, 한번 먹어보겠다는 듯 

접시에 입을 가져다 대 안심했다.


그런데 혀를 한번 대고 나더니 갑자기 물러났다.

입 밖으로 하얀 거품을 물어내고 이내 침을 흘려냈다.

15년 넘게 함께 사는 동안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모습이었다.

정말 소스라치게 놀랐다. 


놀란 마음이 다스리며 거품을 닦아주었다.

다행히 더이상의 이상은 없었다.

병원에서 알려줬던 방법을 써볼까 했지만

또 그럴까봐 아니면 또다른 이상한 증상을 보일까봐

겁이 나서 먹여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다음 날, 쿠키는 집에 둔 채 병원에 다시 갔다.

의사분께 말씀드리니 쓴 맛을 보면 

그런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다른 약 대신 처방식 사료를 받아왔다.

의약품이 아니고 사료인데 병원에서만 

판매한다는 것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렇게 판매되고 있으니 어쩔 수 없었다.


먹이고 있던 사료도 로얄캐닌이다.

지금까지 로얄캐닌의 다양한 사료를 먹여봤는데

모두 잘 먹었었다. 이 사료도 잘 먹는다. 

먹던 사료와 섞어줬는데 골라 먹을 정도로.


그로부터 열흘이 지나도록 설사는 하지 않고 있다.

다른 모든 것들도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다.

다행이고 고맙다.




Gastrointestinal 위장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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