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쿠키와지니

[노묘일기] 설사

따땃 2017. 10. 15. 00:04


15년을 넘게 산 고양이, 쿠키.

정말 감사하게도 그 오랜 시간동안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지내왔는데 얼마전 설사를 했다.


화장실에서 무른 변이 발견되었을 때 놀랬지만 

일시적인 것일거라 생각했다.

사람도 살다 보면 변비에 걸리기도 하고 

설사도 하고 그러니까.

고양이로서 적지 않은 나이이긴 하지만 

그동안 큰 탈 없이 살아왔으니까.


행동에도 보통 때와 다른 이상한 점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니까 곧 '맛동산'이라 칭하는 건강한 변을 

볼 것이라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 후 괜찮은 듯 하다 또 화장실에 설사가 

남겨져 있길 반복했다.

병원에 데리고 가야하나, 

차 타고 병원 가고 하면 스트레스 받을 텐데...

얘기하고 약만 받아올까? 괜찮아지겠지...

그러는 사이 날이 흘러갔다.




그리고 10월6일.

다시 설사를 했다.

설사만 하고 만 것이 아니라 

배에서 꼬르륵 하는 소리가 계속 났다.

청진기 대 듯 배에 귀를 대어야 들리는 정도가 아니라 

곁에 있기만 해도 들릴 정도의 크게 들렸다.

한동안 이어졌다. 꼬르륵, 꾸르륵.

설사도 처음이지만 이런 증상도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다른 건 모두 정상이어서 다행이라 생각하며

내일 날이 밝으면 연락해 볼 동물병원을 찾아보았다.

집에서 가장 가깝고 마음에 드는 

동물병원은 내일도 쉬는 날.

멀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제주 시내에 있는 병원 중에 

고양이를 잘 보는 곳, 내일도 진료를 하는 곳으로 

검색을 해 보았다.

연휴가 너무 긴 것이 이럴 때는 

마냥 반갑지만은 않기도 하다.




다음 날 일어나 보니 배에서 소리는 나지 않고 있었다.

화장실을 확인해 보니 설사도 없었다.

일단 진정이 된 것 같아 병원 가는 것은 

미루고 하루동안 다시 살펴보기로 했다.


제주시내까지 차로 왕복 2시간이다.

집 밖에 나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차를 타는 일이 

거의 없는, 예민한 성격의 고양이, 쿠키에게는 

큰 스트레스일 것 같았다.

그 길은 설사 조장의 시간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다시 다음 날, 그 다음 날도 괜찮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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