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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218일] 버스회사, 나빠요
    세계여행/남미 2009 2011. 6. 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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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9 . 1 2 . 0 7 . 월 | 페루 푸노(뿌노) -> 볼리비아 코파카바나(꼬빠까바나) 
    0 9 . 1 2 . 0 7 . 월 | Peru Puno -> Bolivia Copacabana



    지난 밤 10시를 넘겨 쿠스코(꾸스꼬 Cuzco)를 떠난 버스는 밤새 7시간을 달렸다.  
    남미에 와서 벌써 몇번 야간장거리버스를 탔었기에 이제 익숙해질만도 하지만
    오늘도 힘들기만 하다. 그것도 새벽 5시에 비몽사몽 버스에서 내리기란...


    여기 푸노에서 볼리비아 코파카바나로 가는 버스를 다시 타야한다.
    그건 6시 반에 출발. 터미널 2층에 있는 식당 겸 카페에 올라가 밀크커피를 주문했다.

    카페인으로 잠을 깨우고 혼자 버스회사 창구로 내려갔다.
    쿠스코에서 버스표를 두 장 받았었다.
    한 장은 여기 푸노로 오면서 썼고 한 장은 코파카바나로 가는 버스표.

    일러준대로 Panamericano라는 회사를 찾아가 표를 내밀었다.
    자기들 표를 다시 건네줘 받아보니 좌석이 달랐다.
    쿠스코에서 받은 표에는 분명 첫번째 버스의 좌석과 같은 21,22번이었다.

    혹시나 화장실 옆 자리 같은 기피자리로 바뀔까 싶어 쿠스코에서 버스표를 받을 때 확인도 했었다.
    "푸노에서 갈아탈 버스도 똑같은 좌석 맞죠?"
    "맞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런데, 맨 뒷좌석 번호가 적힌 버스표를 내어 준 것이다.



    > 버스표


    "이거 좌석이 다르잖아요."
    "다른 자리는 없어요."
    "아니, 쿠스코에서 받은 표에는 21,22번이잖아요."
    "그건 쿠스코의 표 판 회사에다 얘기하세요."
    "그리고 버스출발은 왜 6시 반이 아니고 7시 반이에요?"
    "여긴 모든 버스가 다 7시 반에 출발해요."

    조금 더 항의를 했더니 인상을 찌푸리며 내 손에 있던 표를 낚아채갔다.
    그리고는 자기들 장부에 넣어버리고 쿠스코에서 받아왔던 표를 돌려줬다.
    새벽 댓바람부터 혈압 상승이다.

    미안하다고 먼저 양해를 구하고 자리가 없으니 이해해달라고 하면
    나도 넓은 아량으로 받아들였을텐데, 오히려 나무라며 큰소리치니 더 화가 났다.
    지원군이 필요했다.

    라니에게 돌아가 고자질하고 함께 그 창구를 찾아갔다.
    어쨌든 표값은 쿠스코에서 치뤘고 우린 그 버스를 타야한다.
    그들의 심보가 괘씸해서 원래의 자리에 앉지 못하더라도 항의는 제대로 해야할 것 같았다.
    라니가 화를 내며 왜 자리가 다르냐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눈썹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오히려 경찰한테 얘기하라고 큰 소리쳤다.




    결국 라니는 경찰을 찾아갔다. 그리고 경찰을 데려왔다.
    아주 짧은 영어로 겨우 말귀를 알아들은 듯한 새파랗게 어린 경찰.
    버스회사 아저씨에게 스페인어로 뭐라뭐라 하는데 오히려 설득당하는 분위기였다.
    이제 막 사회생활 시작한 청년은 산전수전 다 겪은 능구렁이 아저씨를 당해낼 재간이 없는 듯 했다.

    어쩔 수 없었다.
    어쩔 수 없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다만 그들의 태도가 너무나 마음에 안 들었고
    쿠스코에서 대충 둘러대고 판 표를 산 것이 속상했고
    그래서 따끔하게 화라도 좀 내어야 할 듯 싶었다.

    결국 맨 뒷자리 표를 다시 받고 배낭을 맡기고 궁시렁대며 돌아섰다.




    기분이 상한 채 대합실 의자에 앉아 버스를 기다렸다.
    멍하게 앉아 있는데 갑자기 머릿속에 번쩍 번개가 일었다.
    버스에 음식봉지를 놓고 내린 거였다.

    그 음식봉지로 말할 것 같으면,
    고추장, 고춧가루, 콜롬비아에서 산 후안발데스 인스턴트커피,
    콜롬비아 커피농장에서 산 커피, 부침가루 등이 들어 있는 소중한 봉지다.
    배낭에는 도저히 다 넣을 수가 없어 봉지를 따로 만들었다.

    그걸 의자 아래에 뒀었는데 둘 다 깜박하고 그냥 버스에서 내린 거였다.
    승강장으로 뛰쳐나가 타고 온 버스가 있는지 찾아봤지만 없었다.
    차고지가 다른 곳에 있는지 사라지고 없었다.

    에콰도르에서도 한 번 버스에 놓고 내린 적이 있었는데
    그 땐 그래도 내리자마자 생각이 나, 떠나는 버스를 쫓아가 찾았었다.
    그렇게 한 번 실수했으면 더 잘 챙겼어야 하는데...

    버스회사랑 싸우고 귀중한 것들 잃어버리고
    아침부터 맥이 쏙 빠져버렸다.




    페루 국경사무소에서 출국도장 받고 볼리비아로 넘어가는 길.






    볼리비아 국경사무소. 온통 여행객들.



    어떤 아저씨가 갑자기 버스에 올라와 강매. 뭔 표인지도 모르고 1달러 주고 3볼리비아노 돌려받았다. -.-



    .오기 전에 숙소를 제대로 안 알아본데다 밤새 버스를 타고 오느라 지쳐 조금 비싼 호텔에 투숙. >숙소
    .늦은 점심, 트루차(뜨루차 Trucha), 로모 살타도(로모 살따도 Lomo Saltado).
    .마을 중심가 돌아다니다 환전.
    .라 파스(라 빠스 La Paz)행 버스와 태양의 섬 투어 문의.

    .저녁은 닭집, 남미와서는 늘 구운 닭 파는 식당만 봤는데 여기는 튀긴 닭.
    .하지만 튀긴지 너무 오래된 것 같고 밥에서도 이상한 향이 나 거부감 유발.
    .과일주스 마시고 수퍼 들러 간식과 생수 구입.


    티티카카(띠띠까까 Titicaca)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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