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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188일] 헐렁하게 보내는 메데진의 이튿날
    세계여행/남미 2009 2011. 4. 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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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9 . 1 1 . 0 7 . 토 | 콜롬비아 메데진 Colombia Medellin


    한국분이 운영하는 호스텔이지만 직원은 모두 현지인들.
    한국말은 물론이고 영어도 전혀 통하지 않아 어제 방을 정하는데 애를 먹었다.

    화장실이 딸린 가장 비싸고 창문 없는 방,
    공동 화장실을 쓰는, 창문은 있지만 큰 도로가로 나 있어 시끄러운 방,
    그리고 도미토리 중에 갈등하다가 원활하지 않은 의사소통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이층침대가 10개나 있는 초대형 도미토리에 지난 밤을 맡기게 되었다.


    라니는 차소리에다, 건너편인지 아랫편인지 어디서 크게 틀어놓은 음악소리 때문에 잠을 설쳤다.
    거기다 고질적인 비염까지 일어 너무 힘든 밤이었단다.
    나는 밤새 버스를 타고 왔음에도 낮잠을 자지 않았던 덕에 밤에는 실신한 듯 자 차소리도 음악소리도 몰랐다.
    하지만 야간장거리버스의 휴유증 탓인지 힘들기는 마찬가지.


    방을 옮기기로 했다.
    창문이 없더라도 괜찮으니 조금 더 싼 공동욕실을 쓰는 방이 있으면 그리로 옮기고 싶었지만
    거의 불가능하다시피한 의사소통 때문에 이래저래 하다 보니 창문 없는 화장실 딸린 그 방으로
    짐을 옮기게 되었다. 


    그럴 때가 있다.
    뒤돌아 되짚어보면 원하는 방향으로 잘 처리해 낼 수도 있었던 일인데
    어떻게 하다 보니 다른 방향으로 쓸려가 버리는 때가 있다.
    뒤늦게 바로 잡기에는 구차하고 귀찮고 그래서 후회하며 그냥 덮어버리는 때가 있다.




    아래층으로 짐을 옮기는데 도미토리에 있던 일본인 히로씨가 말을 건넨다.
    키는 작지만 이목구비가 또렷하게 생긴
    한국말을 하면 한국사람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게 생긴
    나름 세련미를 추구한 옷차림의 히로씨가 
    일본어 발음의 흔적이 전혀 남아 있지 않은 유창한 영어로 말을 건넸다.

    "냉장고에 주인분이 가져다 놓은 김치랑 반찬 먹어도 되는 거 알아요?"

    챙겨주는 그가 고마웠다. 그리고 어색했다. 도미토리에는 한국사람들도 있는데...



    샤워를 하고 나갔다.
    근처에 큰 복합쇼핑몰이 있다고 했다. 푸드코드도 있다길래 겸사겸사 가 보기로 했다.
    점심도 먹고 구경도 하고. 오늘은 그냥 그렇게 헐렁하게 보내기로 했다.
    밤버스를 타고 온 것을 핑계로 어제도 설렁설렁 보냈는데...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 자꾸 늘어진다.



    .멀티플렉스까지 갖춘 쇼핑몰의 큰 푸드코트에서 점심.
    .쇼핑몰 안에 있는 후안 발데스에서 거품 없는 카푸치노와 라떼 테이크아웃.
    .1층에서 기타 치면서 노래 부르는 아저씨들 구경하면서 커피 마시고 숙소 근처 슈퍼에서 과일 사서 귀가.
    .라니 취침, 나 인터넷 삼매경.

    .올림피카라는 이름의 숙소 근처 슈퍼에 혼자 가서 대파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한 것과 계란 12개 짜리 구입.
    .미심쩍었는데 역시 대파가 아닌 듯. 
    .주방에서 저녁 준비 중이던 서양인들에게 파가 있어 조금 얻어 계란찜에 투입.
    .감사의 뜻으로 계란찜 조금 건네니 이게 뭐냐면서 신기한 듯 쳐다 보는 서양인들.

    .후안 발데스 인스턴트 커피 타서 마시고 방에 가서 텔레비전 보고 인터넷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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