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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184일] 콜롬비안 마트
    세계여행/남미 2009 2011. 3. 2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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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9 . 1 1 . 0 3 . 화 | 콜롬비아 카르타헤나(까르따헤나) Colombia Cartagena


    푹 자지를 못하고 계속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벌떡 일어나지 못하고 설친 잠을 핑계로 밍기적거리다
    결국 12시에 일어나 침대에 걸터 앉았다.

    밥을 먹으러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이 동네에서 제일 유명한 숙소가 있는 골목으로 방향을 잡았다.
    마침 우리가 지내는 숙소 바로 근처였다.

    우리는 보고타에서 추천 받은 숙소에서 하룻밤을 잤다.
    나쁘진 않지만 다른 숙소는 어떤지 궁금했다.
    정말 마음에 쏙 드는 숙소가 아니면 항상 다른 숙소에 대한 호기심과 미련이 요동친다.
    저기는 여기보다 더 나을까, 가격은 어떨까?

    그런데 그 골목은 여행자의 길 같은 느낌이었다.
    다른 숙소도 꽤 있고 식당도 많았다.
    숙소 탐방은 뒷전으로 제끼고 점심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사람이 많은 식당에 들어갔다.
    숙소가 많아서 그런지 서양사람들이 꽤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메뉴판에 영어도 적혀 있고...

    채소 닭요리와 버섯 닭요리를 주문했다.
    스프가 먼저 나왔다. 보고타에서도 그랬지만 그냥 일반 식당인데 스프부터 나온다.
    그리고 주스도 같이 나온다. 파인애플 주스가 나왔다.

    맛도 좋고 양도 많고 가격도 싸고. 
    (스프, 본 음식, 과일주스. 2인분에 8천원을 조금 덜 줬다.)
    서빙하는 여자분도 얼굴에 미소 한가득 머금고 주문 받고.
    엄지가 절로 올라간다.










    점심식사 후 어제 갔던 구시가지, 센트로(센뜨로 Centro)에 다시 갔다.
    희한하게 일요일이었던 어제가 더 한산했다.
    오늘은 문을 연 가게도 많고 행상도 많다.
    팔에는 주렁주렁 목걸이를 메달고 손에는 팔찌나 다른 장신구를 들고 다니며 파는 사람,
    겹겹이 쌓은 모자를 머리에 이고 한 손에 들고 다른 한 손으로 모자 하나를 머리에 씌워주며 파는 사람,
    그림이나 시계를 들고 다니면서 파는 사람 등등등.

    이 곳에도 황금박물관이 있어 찾아갔지만 3시에 다시 문을 연다는 안내가 붙어 있었다.
    보테로의 풍만한 여인이 요염하게 드러누워 있고, 파라솔을 끼운 테이블이 잔뜩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산 도밍고(San Domingo)광장으로 갔다.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앉았는데 대부분 식사류이고 음료수는 선택의 폭이 좁았다.
    거기다 자리값 한다고 비싸기까지.
    한 번 앉으면 여간해서는 자리를 물리지 못하는 소심한 성격 탓에
    이번에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그냥 주문을 했다. 산딸기 주스와 생수.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카페에서 '물 사먹기'라는 낯선 체험을 한 것으로 만족했다.




















    다시 찾아간 황금박물관은 3시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문이 닫혀 있었다.
    박물관 앞에서 헛걸음에 실망하는 다른 관광객들과 함께 투덜대며 뒤돌아섰다.
    어제 미처 둘러보지 못한 구시가지의 골목을 걸어다녔다.
    식민시대의 아픔은 화려한 꽃들이 핀 소담한 나무에 가렸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어제와는 다른 길로 구시가지를 벗어났다.
    마트에 가기 위해서였다.

    어제 저녁에 짜파게티를 해 먹으려고 주방에 갔는데
    서양인 커플이 스파게티를 만들고 있었다.
    숙소 주변에서 마땅한 수퍼마켓이나 마트를 찾지 못했던 우리는
    그것들을 어디에서 샀는지 그들에게 물어봤다.
    남자가 친절하게 위치를 지도에 표시해줬다.
    'huge'라는 말과 함께.

    그의 말대로 마트는 거대했다.



    .
    우산이 있는지 찾았다.
    한국에서 가져온 양산 겸 우산은 이미 석달전에 운명을 달리했고
    비옷을 다른 여행자에게서 얻었지만 거추장스러워 진작부터 우산을 사려고 했다.
    하지만 비싸거나 질이 떨어져 번번히 집어들었다가 내려놓았었다.

    여기의 것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국 바로 옆나라로부터 먼 길을 건너온 것이라 반가웠지만 중국산은 중국산이었다.
    실이 지나가는 곳에 실보다 더 굵은 구멍이 송송 나 있었다.
    한동안은 비옷을 더 조심스럽게 써야겠다.

    ..
    두 개 가지고 나온 스포츠수건을 모두 잃어버렸다.
    캠핑용품 코너에 갔더니 있길래 살펴보니 싼 것은 마르면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우리 돈으로 3만원을 넘어갔다. 
    일반 수건들과 함께 계속 불편하게 지내야겠다.

    ...
    모로코에서 스페인으로 비행기를 타고 넘어갈 때 내 침낭을 도둑 맞았었다.
    캠핑용품 코너에는 침낭도 있었다.
    하지만 오리털로 된, 작게 접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하나같이 부피가 엄청났고 안 좋은 냄새도 났다.
    중국산이라고 해서 다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것도 중국산이었다.
    라니 것을 간수 잘 하고 잘 활용해야겠다.

    ....
    온김에 내 속옷도 살까 했다. 그런데 모두 너무 컸다.
    사각팬티, 스몰 사이즈가 거짓말 조금 더 보태 무슨 반바지 같다.
    다른 마트를 노려봐야겠다.

    .....
    칠레의 숙소들도 그랬고 콜롬비아의 숙소들도 그렇고
    가스렌지에 불을 붙이려면 라이터나 성냥이 필요했다.
    가스렌지에 점화플러그가 함께 붙어 있는 것을 당연하게 썼던
    우리는 마치 미래도시에서 온 것 같다.
    이전 숙소에는 라이터나 성냥이 친절하게 비치되어 있었지만
    지금 머물고 있는 숙소에는 라이터도 성냥도 없다.
    앞으로도 심심찮게 필요할 것 같아 찾았지만 라이터는 찾을 수 없었다.
    (숙소로 가는 길에 작은 가게에서 하나 마련했다.)


    라면, 과일, 빵, 샴푸, 린스를 사들고 나섰다.
    한국에서나 콜롬비아에서나 마트에서는 시간이 금방 간다.









    점심 때의 좋은 기억을 가지고 점심을 먹었던 옆 식당에 저녁을 먹으러 들어갔다.
    까르보나라 스파게티를 주문했다.

    그동안 한번씩 숙소에서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었었다.
    하지만 재료 준비의 편의상 매번 토마토 스파게티였다.
    그래서 까르보나라가 반가웠다.
    그런데 이게 우리나라에서 먹던 그런 까르보나라와는 거리가 제법 멀었다. 

    어쩌면 우리나라에서 여기 콜롬비아까지의 거리만큼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할테지만 짜기까지 하고 입맛에도 맞지 않았다.
    거기다 점심식사와 똑같은 가격인데 스프도, 과일주스도 없었다.
    좀 심하게 삐친 채 숙소로 돌아왔다.

    (나중에 알게 되었다.)
    (낮에 먹은 것은 우리의 점심메뉴와 비슷한 개념인 '오늘의 메뉴(Menu del Dia)'라 그런 것이란 걸.)



    어린 아이처럼 몸으로 스페인어를 하나씩 배워가고 있다.
    식당, 특히 마트는 단어 익히기에 좋다.
    물(Agua)을 넣은 주스(Jugos)와 우유(Leche)를 넣은 주스의 가격이 다르다.
    영어와 비슷한 단어는 눈치껏 뜻을 가늠해 본다.
    과일(Frutas) 샐러드(Ensal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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