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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179일] 먹고 살기
    세계여행/남미 2009 2011. 3. 1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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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9 . 1 0 . 2 9 . 목 | 콜롬비아 보고타(보고따) Colombia Bogota


    스페인을 시작으로 남미를 거쳐 내년 3월에 갈 예정인 쿠바까지 
    6개월 정도 되는 기간동안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나라들을 여행하게 된다.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브라질은 빼고..)

    그래서 본격적인 남미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이 곳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한 달 정도 머물며
    1,2,3,4와 안녕 정도 밖에 모르는 스페인어를 조금이라도 배울까 했었다.

    하지만 숙소에서 스페인어를 배우고 계신 분의 얘기를 들어보고 곰곰히 생각해 보니
    밑바닥 기초부터 한 달 정도만 배워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하나도 모르는 것 보다야 낫겠지만...

    무엇보다 보고타의 날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반팔티, 반바지에 쪼리 신고 다니는 가벼운 차림을 기대했었는데
    완전 추운 것도 아닌 그렇다고 따뜻하지도 않은 기분 나쁜 찬 기운이 스며든다.
    이런 날씨 속에서 한 달을 머물고 싶지는 않다.

    일단 그냥 뛰어들기로 했다.
    영 안 되겠다 싶으면 콜롬비아의 다른 도시 메데진에서 배워도 되고 에콰도르도 나쁘지 않으니까...
    조금 아는 영어만으로 거의 반년 가까이 떠돌아 다닌 이력도 결정에 한 몫을 했다.
    외계어 같은 아랍어 속에서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를 여행했었다.
    터키, 그리스, 이탈리아, 프랑스, 모로코도 잘 헤치고 나왔다.





    나태의 끝을 보여주겠다는 듯 오늘은 더 늦잠을 자 버렸다.
    11시가 되어서야 침대 밖으로 기어나왔다.

    오늘 찾아간 식당에서는 놀라웁게도 
    영어를 쓰는 직원이 있어서 조금 쉽게 주문을 했다.
    스파게티, 해산물 볶음밥 비슷한 것을 시켰다. 마늘빵과 스프, 레몬에이드가 함께 나왔다.
    생각보다 잘 차려 나왔다. 둘이 합쳐 1만원이 채 되지 않는 가격으로 기분 좋게 먹었다.








     

























    광장 주변의 거리를 배회하다 시장을 둘러보고 대통령궁을 지나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노트북 때문에 계속 라니 혼자 숙소의 영화방에서 영화를 보게하다 오늘은 함께 봤다.

    대단한 것도 없이 지내다 보니 밥 때가 더 빨리 다가오는 것 같다.
    다른 날과 똑같이 두 끼 혹은 세 끼를 먹는데 밥 먹는 것이 다른 때 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미리 준비해 놓은 것도 없고 해서 일단 나가야 했다.
    저녁은 또 어디 가서 먹나 하고 해 지는 거리를 방황하는데 찬 공기가 옷깃을 파고 스며들었다.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어졌다.
    저 모퉁이를 돌면 어묵 파는 분식집이 있었으면 좋겠다.
    혀가 데지 않을 정도의 뜨거운 어묵 국물을 들이켰으면 좋겠다.

    식당 찾기를 포기했다.
    우리나라 라면 맛과는 한참 다른 맛이지만
    여기 라면의 국물으로라도 속을 데우고 싶어졌다.

    이제 이틀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느낌으로는 한 달은 다닌 것 같은 마트에 들렀다.
    라면을 찾아 진열대 사이 사이를 헤맸다.
    그러다 정육점 코너를 지나게 되었다.

    눈에 익은 부위가 들어왔다. 삼겹살.
    말이 안 통하니 손짓을 이래저래 해 가며 겨우 원하는 만큼 샀다.
    깻잎까지 바라지는 않았고 상추라도 있으면 했는데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양상추를 샀다.
    라면도 잊지 않았다.

    보고타에서의 다섯번째 밤이 지글지글거리며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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