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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142일] 세잔의 길
    세계여행/유럽_지중해_모로코 2009 2010. 10. 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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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니가 완전 반해버린 부드럽고 촉촉한 초코케잌.


    0 9 . 0 9 . 2 2 . 화 |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France Aix-en-Provence


    제이콥네라는 이름의 빵집에서
    일리커피에 나는 크로와상,
    라니는 초코케잌을 곁들이며
    2009년 9월22일의 일정을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 미술시간을 참 좋아했었다. 붓질도 하고 만들기도 하고.
    하지만 미술사를 비롯한, 직접 하는 것 외의 미술은 관심 밖이었다.

    세잔.
    솔직히 그 분에 대해 아는 것은 '잔'을 좀 더 길게 늘여
    읽어야 할 것 같은 보들보들한 그의 이름 뿐이다.
    미술계에서의 업적은 고사하고 아는 작품 하나 없다.
    (나보다 아주 조금 더 미술에 관심이 많은 라니는 몇 점 알고 있기는 했다.)

    그런 상태로 세잔의 고향인 마을에 왔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같은 미술 초보자도 쉽게
    세잔에게 다가갈 수 있는 장치가 마을에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마을 곳곳에 있는 세잔과 관련된 곳을 지도에 표시해 가지런히 안내하고
    그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길도 화살표로 이어 놓고 있었다.
    그리고, 지도의 빨간색 화살표는 금속의 세잔 표식으로
    바뀌어 실제 길에서 사람들을 이끌었다.











    세잔이 태어난 집을 시작으로 허브 제품, 비누, 향신료, 채소 가게 그리고
    음식을 파는 가판이 늘어선 시장을 거쳐 세잔이 생을 마감할 때까지 지냈던 집,
    아버지가 운영했던 은행으로 사용했던 건물, 세잔이 다녔던 법과대학 등
    세잔의 발자국을 따라다녔다.

    분명 길은 2009년 위에 놓여 있었지만 발걸음은 그의 일생이 지나간
    1839년부터 1906년 사이를 지나가고 있었다.
    세잔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알고 싶은 생각도 없었지만
    바닥에 띄엄띄엄 박혀 있는 세잔표식은 그에 대한 관심을 유발시켰다.
    어느 순간 표식이 사라지면 앞서 가던 그를 놓친 듯 허둥거렸다.

    번듯하게 잘 지어진 박물관보다도 훨씬 나은 세잔의 길은
    우리 마음에도 진하게 놓여졌다.















































    서로 붙어 있는 작은 파스타가게와 케밥가게에서 각각 하나씩 사서
    파스타가게 앞에 내 놓은 작은 식탁에 앉아 점심식사를 하고 숙소로 돌아갔다.
    시장에서 산 과일을 후식으로 먹고 쉬면서 인터넷 검색을 하고 블로그에 올릴
    사진을 정리하며 시간을 보낸 후 세잔의 아틀리에로 향했다.

    5시에 영어 안내가 있어 예약을 했었다.
    시간대별로 각기 다른 언어로 설명을 해 주었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어는 없었다.

    지금까지 늘 다녔던 마을 중심에서 벗어난 곳에 있는 세잔의 작업실까지는
    걸어가면 20분 정도 걸린다고 해서 구경하며 걸을 요량으로 조금 일찍 나섰다.
    언덕에 있어 올라가는데 조금 힘들긴 했지만 걸을만 했다.
    정원에서 쉬면서 가이드를 기다렸다.

    2층 건물의 2층에는 세잔의 작업실을 그대로 살려놓고 있었다.
    그 곳에서 서서 30분 가량 설명을 들었다. 영어로.
    집중은 10분을 채 넘기기 힘들었다.
    어떻게든 열심히 집중해서 들으려고 했지만
    미술쪽 전문용어까지 나오니 더더욱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오른다리에 힘을 주고 섰다가 왼쪽다리에 힘을 주고 섰다가 외발로 서 있기도 했다.
    30분은 꽤 길었다.

    볼거리는 2층의 작업실 공간이 전부였다. 사진도 찍을 수 없었다.
    세잔의 길을 걸으며 이제 막 갖기 시작한 관심이 아틀리에를 다녀오면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너무 성급했던걸까?






    아뜰리에(Atelier) 입구.


    세잔.


    2층으로 이루어진 아뜰리에.


    한국음식만 하는 곳인지 한국음식도 하는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국(COREEN)이 들어가 있는 간판.


    하나 사고 싶었지만 패스~.




    아뜰리에를 다녀온 후 미처 다니지 못한 골목들을 둘러보고 숙소 근처의 한식 메뉴도 있는 일식집에 갔다.
    김치찌게를 주문했다. 반신반의였다. 제대로 된 김치찌게가 나올 것인가? 과연 어떤 김치찌게가 나올까?
    다른 테이블에서는 프랑스 사람들이 서툰 젓가락질로 불판 위에 불고기를 구우며 밥을 퍼 먹고 있었다.

    김치찌게는 기대 이상으로 잘 나왔다.
    비록 반찬 없이 정직하게 김치와 쌀밥 한공기만 나왔지만
    한국에서의 김치찌게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바에서 초밥을 말고 있는 두 아저씨는 중국말로 서로 대화하고
    서빙하는 동양여자는 그 아저씨들과 프랑스어로 대화하는
    프랑스의 일식당에서 먹는 김치찌게 치고는 꽤 근사했다.

    제대로 된 한국음식을 제공하는 진짜 한국식당이 일식이나 중식 식당만큼 많아졌으면
    그래서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한국음식을 제대로 알고 즐길 수 있는 날이 어서 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보면서 김치찌게를 비워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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