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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110일] 따뜻한 도시락
    세계여행/중동 2009 2010. 8. 1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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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9 . 0 8 . 2 1 . 금 | 터키 이스탄불 Turkey Istanbul


    자고 잃어나면 없었던 일처럼 기억속에서 지워졌으면 하는 건 희망사항일뿐이었다.
    무언가에 집중하지 않으면 무언가가 시선을 잡아주고 뇌를 자극해 주지 않으면
    어제 카메라를 마술처럼 잃어버린 그 상황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어제 급하게 구입한 아직 어색한 카메라를 꺼내들 때도 마찬가지였다.

    구입한지 4개월도 되지 않은 카메라와 터키에서의 4일치 사진을
    몽땅 날려버렸으니 한 이삼일은 아파해야겠다.



    탁심광장.


    탁심의 서점들을 다녀봐도 론리플래닛 지중해편을 팔지 않아
    어제 인터넷에서 술탄아흐멧쪽의 서점 하나를 물색해 놨었다.
    12시에 숙소를 나서 그 서점에 가 보았지만 그 곳에도 없었다.

    이제 곧 그리스로 넘어가야 하는데, 경로를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다.
    버스를 타고 아테네까지 가자니 너무 멀고, 그래서 여행사에 들러 비행편을 알아봤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
    좀 더 고민해 보기로 하고 숙박 하루 더 연장하고 이스탄불 돌아보기에 나섰다.



    돌마바흐체궁전.


    돌마바흐체궁전 (Dolmabahçe Palace).
    입장료는 비싸고, 사는 줄은 길고, 빨리 줄지도 않고 해서
    내부 구경은 접고
    입구에서 근위병 교대식만 보고 떠났다.

    오르타쿄이 (Ortaköy).
    벤츠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 바닷가에 자리한 오르타쿄이사원 뒤로 이어지는 보스포러스대교가 그려내는
    이스탄불의 어제와 오늘을 바라보며 카페에서 간식을 먹고 사람들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길가에 널부러진
    냥이씨들이랑 인사하고 카페와 레스토랑이 늘어선 골목골목을 거닐었다.

    베쉭타쉬 (Beşiktaş).
    걸어서 왔다. 배를 탔다. 아시아대륙으로 넘어가 다른 배로 갈아타고 에윱(Eyüp)으로 향했다.
    골든혼(Golden Horn)만에 들어서서는 지그재그로 왔다갔다하며 선착장에 들렀다.
    그 바람에 멀미가 살짝 날려고 할 때쯤 내렸다.

    피에르로티 (Pierreloti).
    케이블카를 타고 독특한 계단식 공동묘지 위를 날아 언덕에 올랐다.
    지는 해로 붉게 적셔져가는 이스탄불을 언덕에서 내려다 보았다.
    바람이 세게 불어 쉴새없이 머리카락을 헝클어 놓았지만 마음은 평온했다.



    돌마바흐체궁전 앞에서의 교대식.


    각 잡아주기.


    그럼,, 수고해.. 절대 움직이지 말고...


    더운데 고생이다.


    보스포러스 해협.


    여기도 수고하시는 분들이...


    벤츠 고속버스에 이어 시내버스까지.


    Kumpir.


    오르타쿄이사원과 보스포러스대교.





    보스포러스 해협.


    오르타쿄이.


    오르타쿄이.


    보스포러스 해협.


    예니사원.


    공동묘지.


    공동묘지.


    피에르로티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클릭하면 큰 사진.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면서 본 계단식 공동묘지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걸어서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아이들이 한솥도시락 같은 것을 들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모두 똑같은 모양. 조금 더 내려가니 사원 옆에서 사람들이 그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

    노숙자 무료급식은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단체 관광객도 아닌 것 같고.
    동네잔치로 보기에는 사람이 너무 많고. 도대체 누가 이렇게 많은 도시락을 돌렸지.?

    새 도시락을 들고 오는 사람들과 반대방향으로 가 봤다.
    사원을 통과해 뒷쪽으로 가니 밖에서 본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식탁에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아, 이건 도대체 무슨 시츄에이숀인지.. 아무튼, 배급소를 찾아갔다.

    우린 터키사람도 아니고 게다가 무슬림도 아닌데 과연 우리에게도 도시락을 줄까?
    호기심에 찾아간 배급소의 아저씨는 우리를 보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도시락을 건냈다.
    거의 막바지여서인지 과일과 쥬스는 받지 못했지만 낯선 이방인에게도의 베품이 고마웠다.

    마땅히 앉을 자리도 없고 해서 다시 사원 밖으로 나왔다.
    좀 전의 그 곳과는 달리 대리석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도시락 외에 집에서 싸온 듯한
    음식들까지 펼쳐 놓고 저녁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디 앉아서 먹을까 하며 참 희한한 풍경을 보며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바로 옆의 아저씨가 앉으라고 손짓을 했다.
    그렇게 우리는 어느 터키인 가족의 돗자리에 수줍게 엉덩이를 걸쳤다.

    말이 통하지 않아 눈웃음으로 인사를 건내며 도시락을 열었다.
    음식이 입에 딱 맞지는 않았지만 이 생경한 경험만으로도 배가 부를 것 같다.
    아저씨와 아줌마는 싸 온 음식을 권했다. 식사 후에는 아주 단 과자도 주시고.

    파묵칼레와 여기 이스탄불에서 터키분들 때문에 난 여럿 마음의 상처가 조금 더 아물었다.


    그리고, 숙소에 돌아와서야 알았다.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금식을 하고 해가 진 후에야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라마단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예니(Yeni)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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