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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프라이빗하우스 마드레

0 9 . 0 8 . 1 5 . 토 | 터키 카파도키아 Turkey Cappadocia


시리아 알레포에서부터, 그러니까 닷새동안 괴롭혔던 설사가 드디어 진정세로 돌아섰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었다. 숙소에 있을때만 신호가 와서.
여기까지 타고 왔던 장거리버스나 그제의 투어 중에 설사가 급습했더라면..
생각만해도 식은땀이 흐를 것 같다.


어제 숙소에 도착한 여행잔뼈가 굵은 수정씨와 오늘 아침에 도착한 씩씩한 세웅군과 함께
도자기로 유명한 이웃 마을 아바노스(Avanos)를 둘러보기로 했다.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로 봐서는 버스가 올 때가 다 된 것 같았는데
언제 오나 이제 오겠지 하다 30분을 기다려 버스를 탔다.

같이 기다리다 포기하고 먼저 정류소를 떠난 일본인 커플은
자전거를 빌려 타고 우리보다 앞서 출발했지만,
이내 우리가 탄 버스가 앞질러 버렸다.
더운데 고생 좀 하겠다.


괴레메 -> 아바노스 버스 2리라

 




























작지만 깔끔한 마을을 거닐다 도자기가게 거리에 들어서
다양한 종류의 탐나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는 도자기들을 구경했다.
내일모레 여행 마치고 귀국하면 몇 점 사들고 가겠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구만리라 그냥 입맛만 다셨다.

흔들다리 위에서 강바람에 땀 좀 식히고 점심 먹을 가게를 찾았다.
한번씩 시도하기는 하지만, 아직 내공이 딸려 아무 가게나
막 들어가지는 못하고 손에 쥔 론리플래닛을 펼쳤다.

할아버지의 손맛이 느껴지는 정갈한 음식에 싼 가격을 바라는 건 욕심일까?
음식도 시원찮고 가격도 착하지 않았다.
혼자서 음식도 만들고 서빙도 하는 멀티플레이어 할아버지는
론리에 당신의 식당이 올라있는 것을 무척 자랑스럽게 여기셨고
책상 위에 론리를 올려 놓은 우리에게 후식으로 많이 시든 포도를 내어주셨다.












아바노스 -> 차부쉰 1.5리라







오후 2시.
너무 더워 어디서 좀 쉬었다 차부쉰(Çavuşin)이라는 곳으로 갈까하고 고민하던
딱 그 순간에 차부쉰행 버스가 건너편에 나타났다.
주저주저하다 그냥 올라탔다.

파샤바(Paşabağ)라는 곳을 찾아가 보고 싶은데
어제 로즈/레드밸리를 갈 때처럼 길 안내가 잘 되어 있지 않았다.
많이 더운데다 좁게 난 오솔길의 행색을 보아하니 어제 보다 더 쉽지 않은 길이
될 것 같아 라니와 수정씨은 먼저 숙소로 가고 나와 세웅군은 파샤바를 찾아 나섰다.

오르락내리락 하며 열심히 걸어가는데 갈림길이 나타났다.
직진했는데, 절벽을 만났다. 그 절벽에서부터는 또 멋진 풍경이 나타났다.
저 멀리 눈꼽만한 사람들과 버스가 많은 걸 보니 그곳이 파샤바인 것 같은데...
여기서 조금만 틀어서 가면 그 곳이 나타날 것 같았지만 길이 보이지 않았다.
굳이 가려고 하면 못 갈 것도 없지만 그냥 돌아서서 다른 갈림길로 갔다.





























메마른 작은 모래 알갱이들에 미끌려 삐끄덕거리도 하며 여러 언덕을 오르내리며 걸어갔다.
눈 앞에 저 언덕만 넘으면 마을로 이어지는 내리막 길이 펼쳐질까
고대를 하며 힘들게 올라가면 또 망망대해.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으니 못 올 곳을 왔나 하는 생각도 든다.

어제는 중구난방이긴 해도 길안내가 조금은 있었는데
여기는 그저 신발자국과 당나귀의 것으로 보이는 변들만이
사람과 동물이 오가는 곳임을 알려줄 뿐이었다.

그런데 좀 더 가니 그 길마저도 사라져버렸다.
이제는 해를 보며 육감에 의지해 걸어야 했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어제처럼 산신령 같은 분들이 나타날지도 모를 일이다.
그 때까지는 탐험가 같이 걸어야한다.
미끄럼틀 타 듯 쪼그리고 앉아 경사 급한 내리막을 내려가고
바짝 마른 풀을 잡고 오르막길을 올랐다.

그리고, 산신령 대신 포도밭이 나타났고 저 멀리 출발지 괴레메가 보였다.
주인분께는 미안하지만 청포도 한송이 서리를 했다.

간간히 마신 물로는 해갈이 되지 않던 입안에 포도알을 터뜨리며
나머지 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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