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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103일] 홀로그램 계곡에서 R2D2를
    세계여행/중동 2009 2010. 7. 28.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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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9 . 0 8 . 1 4 . 금 | 터키 카파도키아 Turkey Cappadocia


    하루동안 여러 곳을 둘러본 어제의 투어는 나름 알차고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투어는 투어다. 좀 더 있고 싶어도 좀 더 보고 싶어도 정해진 일정에 따라 움직여야 했다.

    그래서, 오늘은 투어에 끼지 않고 그냥 알아서 돌아다니기로 했다.
    투어를 해야 절대적으로 많은 걸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나는 인터넷을 쓰고 라니는 아침에 도착한 한국여행자와 얘기나누고 하다 11시가 넘어서 숙소를 나섰다.
    먼저 괴레메 오픈에어뮤지엄(Göreme Open Air Museum)으로 갔다.

















    여행지는 여행자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는 경우가 많다.
    나는 퐌타스틱 했던 곳이 남에겐 쉣인 곳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괴레메 오픈에어뮤지엄은 론리플래닛에 이렇게 설명되어 있었다.
    괴레메의 Top Attraction이고 입장료가 비싸긴 하지만 1리라도 아깝지 않다. 라고....

    하지만, 우리는 1리라, 1리라, 합쳐서 30리라 모두가 다 아까웠다.
    입장료 1인당15리라. 2009년8월14일 현재 가뜩이나 좋지 않은 한국의 환율 덕에 13,000원에 이른다.
    어제 둘이서 맛있게 먹었던 닭고기케밥과 채소항아리케밥이 합쳐서 18리라였다.

    얕은 역사적 지식과 심미안을 가진 우리는 어제 보았던 
    돌산을 파서 만든 종교시설들과 별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본방으로 충분했다. 굳이 유료 재방송은 필요치 않았던 것이다.





    한국에서 쓰던 꽃무늬 양산을 가져와서 그동안 양산 겸 우산으로 사용했었다.
    한 달도 더 전에 살 하나가 부러졌고 나머지들도 간당간당 오늘내일 하고 있었는데,
    오늘 명을 달리했다.

    박물관 앞 기념품가게에서 중국산으로 추정되는 4천원짜리 모자를 양산 대체품으로 
    하나 사서 라니 머리에 씌우고 로즈밸리(Rose Valley), 레드밸리(Red Valley)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때로는 왔던 길을 되돌아가라고 하는 제각각의 표지판과
    난무하는 화살표 때문에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가 없었다.
    마음 닿는 대로 길이 난 곳을 따라가니 이내 멋진 풍경이 펼쳐졌지만
    그 흔한 전망대도 안내판도 하나 없으니 이 곳이 로즈밸리인지 레드밸리인지도 알 수 없었다.

    간간히 길안내만 잘 되어 있어도 훌륭한 트레킹코스가 될 것 같은데...
    아쉬움은 있었지만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정말 장관이었다.
    어제도 맛보기는 했지만 조금만 시선이 달라져도 각도가 달라져도
    전혀 다른 모습을 뿜어내는 계곡은 마치 홀로그램 같았다.






    클릭하면 큰 사진.










    한동안은 그렇게 딴세상에 온 듯한 기분에 힘든 줄 모르고 룰루랄라 신나게 걸었다.
    그런데 조금씩 지쳐가면서 이제
    그만 마을로 돌아갈까 하는데 좀처럼 길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갈래길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저기 땅 끝에 보이는 곳이
    우리가 지내는 괴레메마을인 듯 한데 너무 멀게만 보였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에는 이미 너무 많이 왔고 일단 계속 전진했다.
    그러다 반대편에서 걸어오던 서양인 커플을 만났다.
    마치 알고 지낸 양 반갑게 인사하고 길을 물었다.
    다행히 괴레메마을에서부터 걸어오고 있는 그들에게서
    길을 안내받고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길을 걸었다.












    클릭하면 큰 사진.




    민머리에 끝이 찢어진 커다란 눈을 가진 하얀색 얼굴의 외계인이 나올 것 같기도 하고
    옷에 달린 모자를 깊숙히 써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수도사가 나타날 것 같기도 하고
    혹은 스타워즈의 R2D2와 3PO 로봇이 어기적거리며 등장할 것 같은 길을 따라 걷다
    드디어 마을에 도착했다.





    어느새 4시.
    많이 늦은 점심을 SOS식당이었다가 지금은 S&S로 이름을 바꾼 식당에서 먹었다.
    식사 후 입가심을 위해 슈퍼에 들렀다. 냉장고에 네스카페 캔커피가 있었다.

    여행 시작하고 처음 보는 캔커피가 반가워 냉큼 집어 계산했는데 3리라.
    돌아서서 생각해보니 2,500원. 한국과 비슷한 용량, 가격은 4~5배.
    달지만은 않았다.

    숙소로 돌아와 사진정리를 하고 블로그 글도 쓰고 다음 여행지 정보도 찾아보고
    한국분들과 얘기도 하다가 같이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여러 종류의 케밥 중 오늘은 터키에 오기 전까지 유일한 케밥으로 알고 있었던
    둘둘말아 주는 케밥을 
    길가 벤치에서 선선한 바람을 쐬며 먹었다.

    밤하늘에 별이 총총 떠 있는 괴레메, 카파도키아에서의 아름다운 하루가 끝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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