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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 :: 57일] 케냐를 가로질러 몸바사로
    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10. 4. 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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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바사로 떠날 기차가 한창 몸단장을 하고 있을 무렵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여유를 두고 택시를 불렀지만 감감 무소식. 조바심을 내고 있던 우리를 보다 못한,
    사업차 케냐에 와 한국가든에서 하숙을 하고 있던 분께서 시동을 걸고 우리를 불렀다.

    큰 길로 나왔는데 도로상황 심각. 비가 내리는데다 퇴근시간 무렵이어서인지 길이 많이 막혔다.
    아마 택시도 그래서 늦은 모양. 크리스마스트리의 전등처럼 길게 늘어선 자동차들의 빨간색 후미등이
    켜졌다 커졌다를 반복하며 비 속에서 반짝거렸다.

    평소 같으면 진작에 도착해 대합실에서 멍 때리고 있었을 것을...
    기차 출발시각은 점점 다가오는데 차는 겨우겨우 한바퀴씩 나아갔다.
    차에 붙어 있는 작은 전자시계에서 째깍거리는 초침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기차가 천천히 플랫폼을 미끄러져 나가고 우리는 무거운 배낭을 앞뒤로 메고 헐떡거리면서
    기차의 꽁무니를 쫓아가는 그런 영화스러운 장면은 다행히 펼쳐지지 않았지만
    정말이지 몸바사에 못가는 것 아닌가 하고 차안에서 아주 똥줄이 탔다.
    어제 표 사러 올 때 20분 걸렸던 것이 한시간 넘게 걸렸으니 말이다.

    급하게 작별인사와 함께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 마침내 버스에 올랐다.
    1207호 객차, H실.














    기차가 출발한 후 예약해 놓은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칸으로 갔다.
    테이블은 네명씩 앉게 되어 있었고 두명씩 앉기에는 부족한 듯
    웨이터 아저씨는 현지인 두명이 먼저 앉아 있는 테이블로 우리를 안내했다.

    서로 마주 보고 앉아 있는 그들 옆에 앉아 식사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서로 곁눈질 슬쩍슬쩍하며 어색한 시간이 이어졌다.
    그러다 눈길이 마주쳤고 인사를 나누었고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꽃을 피우게 되었다.

    건축가인 분과 학교의 실험기자재 영업을 하시는 분. 두 분도 같은 객실을 쓰게 되어서 오늘 처음 만났다고.
    우리의 부족한 영어로 그래도 참 오랜 시간 즐겁게 얘기를 나누었다.
    특히나 건축가 아저씨는 한국에 대해서도
    약간 알고 있었고 어찌나 얘기를 재미나게 하던지
    얼굴에 없던 주름이 다 잡히도록 웃어댔다.

    식사 후 맥주까지 곁들여 이야기는 이어졌고 한국과 케냐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스와힐리어도 배우고 
    몸바사의 숙소도 추천받았다. 
    그리고 10시반이 되어서야 다른 손님들은 모두 방으로 돌아가 텅빈 식당칸을 나섰다.






    └ 저녁 먹는 동안 의자 겸 침대에 깔아놓은 이부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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