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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프라이빗하우스 마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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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난한 숙소, 잠이 제대로 올리가 없었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뒤척이다 새벽 언젠가부터는
큰길에서 끊임없이 들려오는 경적소리 때문에 그냥 눈만 감고 있어야했다.

사파리 비용지불을 위해 은행에 가서 케냐돈을 인출하고 여전히 물이 나오지 않아 숙소로 돌아와 스텝이
양동이로 떠다준 물로 고양이세수를 했다. 나이로비 전체가 물부족이라며 어디를 가나 마찬가지일꺼라는
신빙성 낮은 변명과 함께.

그리고는 거짓말 같이 다시 김선생님을 만났다. 타자라기차 이후 벌써 세번째 재회. 아무리 비슷한 경로로
다닌다니지만 이쯤되면 보통 인연이 아닌 듯 하다. 그렇게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그동안의 이야기를 나누며
사파리 차를 기다렸다.

어제 사파리 문의를 할 때는 내일 출발하는 사람이 댓명은 된다면서 금방이라도 자리가 없어질 것 같이 말하더니
마사이마라로
떠나는 사파리용으로 개조한 미니밴에는 같은 숙소에서 묵은 미국인 댄만이 쓸쓸하게 앉아 있었다.
손님 7명이 탈 수 있는 미니밴에 달랑 3명이 앉아서 사파리를 가게 된 것이다.
손해보는 장사를 하는게 아닌가
하는 괜한 걱정을 또 하면서도 차라리 잘 됐다 싶었다.

별로 말수가 없는 댄과 나, 그리고 댄과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언어장벽. 분명 시끌벅적하면서 활기찬 여행은
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서로 좋은 자리에서 동물들 보겠다며 아웅다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요리사아저씨가 마트에서 먹거리를 사고 우리도 간식거리를 사고나서 차는 빌딩숲과 자동차로 꽉을 들어찬
길을 비집고 나이로비를 벗어났다. 계속 되는 오르막길이 끝나고 시원하게 내려갈려고 하던 찰나 밴은
전망대라는 곳에 잠시 멈춰섰다. 하늘과 맞닿은 곳이 보이지 않을 정도 끊없이 펼쳐진 평원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이제 몇시간 후면 우리도 저 평원속으로 뛰어들테다.











2시간여를 달려 포장공사가 한창인 어느 마을의 식당에서 나름 부페식으로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
또 한참을 달리다 보니 어느샌가 체크무늬 천을 휘두른 마사이족 사람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마사이마라가 코앞이다.

잠자리를 배정 받고 배낭을 던져놓고 다시 차에 올라탔다.
내일 본격적인 사파리에 앞서 저녁 해질무렵에
잠깐 맛보기. 설렌다.
이제 우리와 초원사이에 놓여져 있던 브라운관은 3박4일동안 없을것이다.
카메라가 담은 화면을 전파를 통해서 보는게 아니라 우리 두 눈으로 보게 될 것이다.










































운 좋게 사자무리를 만났다. 저번 달 에토샤에서 많이 본 사자들이지만 좁은 우리가 아닌 넓은 초원에서
자유롭게 어슬렁거리는 그들의 모습을 보는 건 항상 흥분되는 일이다.
한가로운 한 때를 보내고 있나 했는데
갑자기 암컷들이 일어나기 시작하더니 어딘가를 응시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뛰어가기 시작했다.
핸드폰도 무전기도 없는 녀석들이었지만 무슨 소식을 전해 받은 듯이...

하지만, 수컷은 급하지 않았다. 갈기를 바람에 휘날리며 천천히 암컷들을 뛰따랐다.
'동물의 왕국' 좀 봤다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사냥은 암컷이 하니 급할 것 하나 없는 수컷이다.
몇몇 차들은 급하게 사자들을 뒤쫓았고 우리는 다른 동물들을 찾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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