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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 :: 44일] 아쉽지만 떠나야 할 때
    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10. 1. 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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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바닷가에서의 계획은 2박3일. 하지만, 이틀째 날도 저물어 가자 뭔가 좀 아쉬웠다.
    도착한 날에는 잠깐이지만 폭우가 쏟아지고 구름이 꼈고 어제는 따로 놀았고
    햇빛 짱짱한 해변에 널부러져서 퍼져 있으려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떠나는 것이 아쉬웠다.

    숙소에 짐 맡겨놓고 오늘 오후 늦게까지 있다 갈까, 하루 더 자고 갈까 어젯밤에 제법 고민했다.
    백사장에 자리잡은 숙소를 알아보니 가격차이도 크게 나지 않았다.

    그런데, 처마에서 비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잠에서 깨어났다.
    숙소에서 내어주는 허접한 아침을 다 먹고 나도, 샤워를 하고 나서도, 배낭을 꾸리고 나도
    비는 그칠 줄을 몰랐다. 무섭게 쏟아지다 약해지기를 반복하며 쉬이 그치지 않겠다는 뜻을 표하는 듯 했다.
    여기 더 있을 운이 아닌가...?

    어제 숙소에서 1만실링에 스톤타운으로 가는 미니버스를 예약했다는 스웨덴 처자 둘과 현관에 앉아
    반쯤 열린 작은 대문 사이로 떨어지는 비를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비가 그칠려는 듯 가늘어졌을 때
    저기 멀리서 밴 한대가 나타났다.

    이 때다 싶어 달려나가 흥정. 역시 10달러부터 시작. 7천까지 내려갔고 올 때의 가격인 6천에 맞춰볼려고 하는
    순간 다시 비가 쏟아졌다. 티셔츠는 젖어가고 차는 안 보이고 그래, 7천에 갑시다. 내 협상력이 부족하기보다는
    비 때문에 불리한 조건이었다고, 그래도 스웨덴 아가씨들보다는 싸게 잡았다고 자위하며 배낭을 차에 실었다.

    다른 여행자 2명을 더 태우고 떠나는 버스 안에서 자꾸만 고개가 뒤로 돌아갔다. 떠난 뒤에 날씨가 개이면
    우리가 삐칠까봐 스톤타운으로 가는 내내 비는 계속 내렸다.

     

    스톤타운에 도착한 후에는 잔지바르를 떠나는 비행편을 알아보러 여행사를 찾아다녔다.
    우리 앞에 펼쳐진 바다는 구름 낀 날씨에도 아름다웠지만 그 넘실거리는 바다 위로 배를 타고 몇시간동안
    가야할 것을 생각만 해도 속이 울렁거리고 손발에 힘이 빠지면서 저려오는 듯 했고 그래서 배삯에 비하면
    엄청나게 비싼 가격임에도 비행기의 유혹을 쉽게
    떨쳐 버릴 수 없었다.

    비싸더라도 감당할 수 있겠다 싶은 정도면 몇일 더 검소하게 생활하고 사야겠다 했는데, 역시, 그렇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차선책으로 약국으로 향했다. 멀미약 구입. 약사아저씨가 약보다는 이게 더 직빵이라며
    우리나라의 귀밑에 같은 걸 권해줬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았지만, 평범한 알약만 다소곳이 내놓으셨다.

    다음은 배. 돈을 좀 더 쓰고 가장 빠른 속도로 가는 걸로 예매.

    배멀미 없이 무사히 다르에스살람에 도착할 수 있을까?


    * 멀미약 10정 : 2,000실링 (약1,960원)






    [2009년6월16일 오후12시26분] 시장


    [2009년6월16일 오후12시51분] 정체


    [2009년6월16일 오후2시14분] 비에 젖은 스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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