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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유의 사태
    여행/코타키나발루 2016 2017. 6. 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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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에서 숙박업을 하며 살아가기 시작하면서

    휴가는 비수기인 겨울에 떠나게 되었다.

    더불어, 생각보다 따뜻하지 않은 제주도의 겨울 날씨도

    겨울 휴가의 이유를 뒷받침해 줬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 제주도는 겨울에도 따뜻하지

    않을까 막연히 상상했었다. 하지만 그건 우리나라 

    가장 남쪽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만들어진

    동경 같은 것이었다.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섬의 겨울에 불어닥치는 바람은

    거세고 모질었다. 따뜻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때문에

    오히려 체감온도가 더 떨어진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다.




    12~13년 겨울에는 태국 방콕과 코사무이,

    13~14년 겨울에는 필리핀 세부,

    14~15년 겨울에는 베트남 호치민에 다녀왔다.


    15~16년 겨울에는 어디로 떠날 것인가?

    함께 사는 고양이들을 두고 멀리, 오래 갈 수 없어 

    이번에도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의 직항 노선을

    뒤적거려야했다.


    라오스 비엔티안을 선택했다.

    지지난 여행때부터 생각했었지만 큰 고민없이

    결제할 수 있는 수준의 요금을 찾지 못해

    미루고 미루었다.


    그러는 사이 '꽃보다청춘'이라는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라오스여행이 방송되었고 한국사람들에게도

    핫한 여행지가 되어버렸다.


    외국으로 여행을 가면, 한국을 벗어나 다른 나라에

    와 있음을 오롯이 느끼고 싶다. 

    그런 개인적 취향은 결단을 망설이게 했다. 

    조금 더 기다렸다 인기가 식으면 갈까?


    고민 끝에 가보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미루다가 언제 가겠나 싶었다.

    방비엔, 루앙프라방에는 가지 않고 비엔티안에서만

    잠깐 머물다 올 것이니 그나마 낫지 않겠나 싶었다.

    결정적으로 저렴한 비행기 표를 구매할 수 있었다.

    비록 환불 불가의 조건이 달리긴 했지만...


    2015년 10월 하순에 진에어의 비엔티안 항공권을

    구매하고 연이어 고민 끝에 숙소까지 예약을 했다.

    여행에 대한 설레임 가득 안고 틈틈이 여행 정보를 

    모으며 그 날을 기다렸다.




    그런데...

    비엔티안으로 떠나는 2016년 1월 바로 그 날,

    몇십년 만에 제주도에 폭설이 내렸다.

    제주도에서 맞은 네번의 겨울동안 제주도의 눈이란

    금방 녹아버리는 존재로 알고 살았는데 

    정말 쏟아지듯이 내렸고 차곡차곡 쌓여갔다.


    간간히 뜨고 내리던 비행기도 오후로 접어들면서는

    끊어져버렸고 움직이지도 않는 비행기 안에서 1시간을

    기다리다 다시 내리는 초유의 경험을 하게 되었다.

    눈보라와 함께 몇달전부터 준비해온 1년 중 

    단 한번의 해외여행이 그렇게 날아갔다.



    허망했고 허탈했다.

    한동안은 여행 계획을 다시 세울 

    의지도 생기지 않고 기분도 나지 않았다.

    이대로 이번 겨울 여행은 걸러야 하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


    쌓였던 눈이 다 녹고 시간이라는 약을 한참 먹고 

    난 뒤에야 다시 항공권 예약 사이트를 열 수 있었다.

    이대로 이 겨울을 보낼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바꼈다.


    다행히 겨울이 끝나기 전에 떠날 수 있는 

    표를 저렴하게 구했다.

    목적지는 '코타 키나발루'.


    더 이상 기상이변이 없기를, 

    무사히 떠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여행 준비를 다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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