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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333일] 그들은 누구인가?
    세계여행/캐나다 2010 2012. 5. 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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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0 . 0 4 . 0 1 . 목 | 캐나다 밴쿠버 Canada Vancouver





    어제 3박4일의 록키투어를 다녀왔다.
    여전히 밴쿠버라는 캐나다의 도시에 있지만
    마치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이모할머니댁에 가기로 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한 것 같다.

    아주 어렸을 적에 뵈었던 이모할머니께서 밴쿠버에 살고 계셨다.
    한국에서는 일부러 찾아오려 해도 쉽지 않은 곳.
    온 김에 오래만에 인사를 드리기로 했다.

    머물고 있는 민박집에서 가까운 곳에 계셔서
    지하철을 타고 가려고 했는데 이모할아버지께서 직접 차를 몰고 오셨다.
    가는 길에 코스트코에 들렀다.
    한국에서는 한번도 가보지 못한 코스트코를 밴쿠버에 가 봤다.
    우리네 대형마트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느끼며 카트를 밀었다.



    넓은 잔디밭 앞마당과 뒷마당이 있는 목조주택에 살고 계셨다.
    여기서야 평범한 집이지만 우리에겐 그저 로망과도 같은, 그림 같은 집이었다.

    여유로운 점심 시간이 느긋하게 흘러갔다.
    우리 여행이야기와 캐나다, 밴쿠버의 이야기.

    막연하게 알고 있던 이민 대상으로서의 캐나다.
    살고 계신 분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으므로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파랑새는 따로 잘 만들어진 천국에 살고 있을까?
    아니면 내가 사는 그 곳에, 내 곁에 있을까?





    이모할머니댁에서 나와 근처의 쇼핑몰에 들렀다.
    과일을 사고 현금을 인출하고 서점에서 고양이책을 뒤적거렸다.
    그리고 민박집으로 돌아와 가방을 내려놓고 다시 나왔다.

    밴쿠버에 도착한 다음 날, 혼자 다녀왔던 버나비(Burnaby)호수에 함께 갔다.


    멕시코시티를 떠나와 밴쿠버에 도착한 다음 날,
    혼자서 음미했던 아름답고 존경스러웠던 호수공원.
    오늘은 함께 즐겼다.

    자연으로의 침범을 최소화했지만 보다 편하게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주택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걸어서 올 수 있는 곳에 다람쥐까지 살고 있었다.
    이런 공원의 존재, 우리나라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큰 땅덩어리를 가졌기 때문만은 아닐 것 같다.





    어제, 3박4일의 록키투어를 마치고 이 민박집에 다시 돌아왔을 때,
    두 명의 아저씨가 와 있었다. 궁금증을 자아내는 조합이었다.
    간단한 인사만 한 채 오늘을 맞았다.

    호수공원에 다녀온 후 인터넷 잠깐 쓰고 저녁 준비하려는데
    두 아저씨가 무겁게 보이는 비닐봉지를 들고 들어왔다.
    식탁 위에 턱 올려놓는데 보니 한인마트에서 장을 심하게 봐왔다.

    같이 저녁을 먹자고 했다.
    민박집에 손님이라곤 그들과 우리 밖에 없었다.
    주방을 공유하는 마당에 그런 제의를 그것도 첫 호의를 거절하긴 쉽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넷이서 함께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다.
    식사 후에도 이야기가 이어져 어느 새 10시에 이르렀다.
    비범치 않은 인물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렇다는 걸 확정이라도 지으려는 듯한 일이 이어졌다.



    둘 중 연장자인 아저씨가 노래방에 가고 싶다 했다.
    한국의 왠만한 도시에서는 집에서 조금만 걸어나가면 노래방이 있지만
    여기 캐나다의 밴쿠버는 어디 그런가?
    우리가 있는 곳은 한적한 주택가, 하다 못해 편의점에 가려고 해도
    차에 시동을 걸어야 하는 곳이다. 하물며 한국식 노래방이라니.

    동생이라는 아저씨가 노래방을 수소문했다.
    (형이라는 사람이 주로 지시를 내렸고 동생은 매우 순종적이었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한인타운에 노래방이 있고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택시를 불렀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캐나다에서 감히 노래방을 갔다.
    언제부턴가는 한국에서도 잘 가지 않았던 노래방이었다.
    여행 막판에 별 일이 다 있다 싶었다.



    1시간은 금방 흘러갔다.
    추가 서비스 시간은 매우 짰다.
    안되겠다, 1시간 연장~!

    물론 그들이 가자고 해서 온 것이긴 하지만
    저녁도 얻어먹다시피하고 택시도 얻어타고 간식도 사오고...
    괜히 미안해서 추가 시간은 우리가 계산했다.

    1시간에 35달러.
    아무리 태평양 건너의 캐나다라지만 너무한 가격이었다.




    더욱 당황스러운 일은 그 다음이었다.
    점점 산으로 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노래방에서 나와서는 카지노에 가자고 했다.
    자정을 넘긴 후였다. 가까운데 있으니 10분만 하고 가자며 부추겼다.
    어쩔 수 없었다. 우리끼리 택시 타고 민박집으로 돌아가기가 애매했다.
    돈도 돈이고 아무리 캐나다라지만 심야시간에 우리끼리 택시를 타고 싶진 않았다.

    결국 그들과 함께 택시를 타 버렸다.
    야심한 시간의 밴쿠버를 내달렸다. 한참을 달렸다.
    우린 지금 어딜 달리고 있는걸까? 편치 않은 마음에 멀미가 나려했다.
    우리끼리였다면 이런 경험을 못해봤을거라며 위안을 해야했다.


    카지노에서도 그 '형님'의 기행은 계속 되었다.
    VIP실로 향했다. 쫄쫄 따라갔다.
    무려 2천달러를 칩으로 바꿨다.
    2천달러..... 우린 노래방 비용 35달러에 손을 떨었는데...

    그리고 보란 듯이 눈 깜짝할 사이에 다 잃었다.
    VIP실, 최저 배팅 금액만 해도 대단했고 그 곳에서 2천달러는 돈도 아니었다.
    또 지폐를 꺼냈다. 그의 지갑은 마르지 않는 샘인가..

    그 돈도 오래가지 못했다.
    아무런 미련도 없이 일어났다.
    돈이 다 써버려서라기보다는 흥미를 잃어서 끝낸다는 분위기였다.


    더 이상의 기행은 원치 않는다.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제발.
    다행히 그도 조금은 지친 듯 했다.
    다시 택시를 타고 밴쿠버를 누벼 민박집으로 돌아왔다.
    대충 씻고 누우니 새벽 3시였다.

    그들은 누구일까? 정체가 무엇일까?
    무엇에 홀린듯한 밤이 홀린듯이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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