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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프라이빗하우스 마드레


1 0 . 0 3 . 2 1 . 일 | 멕시코 멕시코시티 Mexico Mexico City


어제 멕시코시티 근교의 타스코(따스꼬 Taxco)라는 곳을 다녀왔다.
버스로 왕복 다섯시간. 평소 때와는 달리 아침 일찍 하루를 시작했다.
가고 오는데 멀미도 살짝 했다.

피곤해서 게으름을 부렸다. 게으름을 부리고 싶어 늘어졌는지도 모르겠다.
늦게 일어났다. 아침도 걸렀다.
10개월이 넘는 지난 여행동안 아침식사를 주는 숙소에서
아침을 거른 적은 손에 꼽을 정도다.
피곤하기도 했지만 매일 똑같은 메뉴가 지겹웠다. 빵과 커피 뿐.
저렴한 숙소에서도 과일이나 과일주스를 주는 경우가 제법 있었는데 여긴 그렇지 않다.



대신 점심을 조금 일찍 먹었다.
좋게 말해 브런치라고 해야하나.
메뉴는 왠지 브런치라는 느낌에는 어울리지 않는 비빔밥.
밥솥이 아닌 냄비로 지은 밥과 그저께 비빔밥 해 먹고 남은 채소를 얹고 고추장을 넣어 막 비볐다.
된장국이 있으면 금상첨화이련만..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행복한 밥상이다.


부른 배를 두드리며 1인용 침대가 하나씩 벽에 붙어 있는 우리 방으로 들어왔다.
벽에 등을 기대고 나란히 침대 위에 앉았다.
밤새 인터넷으로 부지런히 다운 받은 황금어장을 틀었다.
이어서 개그콘서트, 그리고 1박2일까지 내리 봐 버렸다.
한국을 떠나 떠돌아다니면서도 빠트리지 않고 챙겨본 3대 프로그램.
다른 때 같았으면 한 편씩 아껴서 봤을테지만 오늘은 그냥 다 봐 버렸다.

여유롭게 주어진 여행기간이 오히려 독이 되는 걸까?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는 곳에서 언제든지 볼 수 있는 한국프로그램 보느라 시간을 보내버렸다.
한 번 왔다 가는 인생인 줄 알면서도 시간을 허투루 흘려버리는 날이 있는 것처럼...



우리의 저질체력 기준으로는 어제 몹시 무리를 했기에
오늘은 현대미술관만 둘러보기로 했었다.
해가 중천을 넘어갈 무렵 숙소에서 나왔다.



현대미술관의 일부 전시실에서는 쓰레기를 재활용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몹시 좋아하는 장르라 대단한 관심과 호기심으로 둘러봤다.
그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창조력에 흡족해했다.

또 한 번 멕시코에 대해서 놀란다.
하긴 다니면서 놀란 나라가 한 둘이 아니다.
그렇게 놀란 것은 그 나라들이 대단했기 때문인 면도 있었지만
그 나라들에 대해 잘 몰랐던 것이 이유인 때도 많았다.



레고.


단추.


그릇.


옥수수.


지구본.



스타킹.


이건 재활용에서 좀 벗어난 듯 했지만...





멕시코는 무려 1968년에 올림픽을 개최했다.


비빔밥의 양이 너무 적었던지 미술관 관람을 마칠 무렵 심한 허기가 찾아들었다.
미술관의 자판기에는 과자도 담겨 있었다.
얼마 안되는 양이지만 그것이라도 먹어야했다.
자판기도 씹어 먹을 수 있을만큼 배가 고팠다.

돌아갈 길이 구만리 같았다.
한식당에서 저녁먹기를 당근으로 삼았다.





멕시코 독립기념탑을 지났다.
그들은 왜 독립기념탑에 천사를 올렸을까?
천사는 그들을 지배한 스페인에나 어울리는 이미지 아닐까?
스페인으로부터 너무 오랫동안 지배를 받았기 때문일까?
가톨릭이 그들의 절대 신앙이 된 것처럼?
천사에 대한 지나친 고정관념인가?




쓰러질 듯 한인업소가 많은 거리에 도착했다.
한 식당은 좀 비싸 보였다.
저번에 갔던 '민속촌'이라는 이름의 식당은 문을 닫았다.
길 건너편의 다른 식당으로 갔다.

오징어볶음과 해물뚝배기.
만족스러웠지만 민속촌이 더 나은 듯해 살짝 아쉬웠다.

여행 중. 식사는 대부분 외식이다. 하지만 한식당에 갈 때면 정말 외식을 하는 것 같다.
외식의 외식으로 멕시코시티에서의 어느 일요일이 끝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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