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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프라이빗하우스 마드레


1 0 . 0 3 . 2 0 . 토 | 멕시코 멕시코시티 <-> 타스코(따스꼬) Mexico Mexico City <->Taxco


멕시코. 참 매력적인 나라다. 갈 곳도 많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멕시코시티에서 보내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약 20배에 달하는 넓은 땅덩어리, 멕시코.
달리고 달려도 같은 나라를 달리는 여행은 남미에서 충분히 했다.
한 도시에서 오래 머물며 조금 더 깊게 사귀어보기로 했다.

그래서 가이드북도 론리 플래닛 멕시코시티편을 마련했다.
오늘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구입한 가이드북을 가방에 챙겨넣고 나선다.



가이드북은 멕시코시티편이지만 멕시코시티에 대해서만 나와있는 게 아니었다.
멕시코시티 근교에 당일치기로 다녀올만한 곳도 상세하게 안내되어 있었다.
그 중에 은으로 유명하다는 타스코라는 곳을 선택했다.

그저께 테오티우아칸(떼오띠우아깐 Teotihuacan)에 갈 때는 북부버스터미널에 갔는데
오늘은 남부버스터미널로 가는 지하철을 탔다.



버스 타는데 금속탐지기를 지나고 몸 수색도 했다.
그저께 북부터미널에서는 하지 않았었다.
버스 탈 때 음료수를 제공하는 점도 달랐다.

그리고 버스에 화장실이 2개나 있었다.
여지껏 화장실 있는 버스를 수도 없이 탔지만
남자화장실과 여자화장실이 분리되어 있는 버스는 처음이다.
겨우 두시간 반을 갈 뿐인데 이런 버스를 배차하다니.
아무튼 갑작스럽게 찾아드는 아랫배의 신호에 당황할 필요없이 편안하게 갈 수 있겠다.



버스가 출발한지 얼마되지 않아 졸기 시작했다가
거의 도착해갈 무렵에야 정신을 차렸다.
꼬불꼬불 산길을 달리는데 슬슬 멀미의 기운이 느껴졌다.
화장실이 있으므로 부담은 적었지만 그래도 얼른 도착했으면 했다.



타스코는 은으로 유명한 곳.
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온통 하얀색이었다.
대부분의 건물이 하얀색이고 택시도 미니버스도 죄다 하얀색이었다.
테마파크 같이 도시 전체가 관리되고 있는 듯 했다.

간판의 경우에도 하얀 벽면에 직접 그리거나 나무에 그려 걸어놓는 식이었다.
글씨의 색은 모두 검정색이었다. 빨강과 파랑의 펩시콜라 로고마저 검정색.
형광등이 들어가 있는 커다란 플라스틱 간판이나 화려한 네온사인 간판은 찾을 수 없었다.

하얀색 택시는 모두 폭스바겐의 비틀이었다.
뉴비틀이 나온지도 한참이 지난 지금이다.
멕시코시티에서도 비틀 택시를 많이 보았지만
하얀색으로 칠해진 타스코의 비틀 택시는 더 앙증맞아 보였다.
미니버스도 폭스바겐의 그 옛날 모델로 비틀 택시와 짝을 이루었다.



그런 타스코는 현대적 감각이 입혀진 세련된 민속촌 같기도 했다.
오래된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오래되었다는 이유로 혹은 길이 좁다는 이유로 건물을 허물어내지 않았다.
하지만 낡았다거나 허름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하얀색 건물과 황토색 기와의 조화에 파란 하늘의 햇살이 담겨 산뜻함을 피워냈다.

이번 여행을 하는 동안 몇번 느꼈던 것을 다시 한번 되새김질한다.
낡고 오래된 것은 철거해야 할 대상이고 그자리에 높다란 아파트를
지어올리는 '재개발'만이 최선인지 물음표를 단다.















주말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작은 규모의 광장에 앉을 자리가 없었다.
광장 주변의 식당들도 만원.
그 곳들은 비싸게 보이기도 했고 시장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작은 가게들이 줄을 지어 있었다.
조금 내려가니 그 가게들보다는 조금 큰 건물이 있었다.
과일주스가게와 식당들이 모여 있었다.

식당의 메뉴는 주로 고기류였는데 
음식들이 하나같이 시도의 욕구를 불러일으키지 않았다.
맛보라고 조금 잘라주는데 곱창 같기도 하고..
다음 식당은 어떨까 하며 돌다가 결국은 모두 지나치고 빠져나왔다.



그 식당 많은 건물을 빠져나와 보니 작은 노점이 있었다.
타코를 닮았으나 또 조금은 달라보이는 음식.
조금 전의 음식들보다는 훨씬 부담이 덜 했다.
점심은 여기서 먹자.

보기에도 그랬지만 맛도 그랬다.
타코와 비슷하면서도 뭔가 다른 맛.




보기엔 난해하지만 맛있었다.























타스코에 도착했을 때 바로 멕시코시티로 돌아가는 버스표를 예매했다.
4시 반에 버스가 있었지만 자리가 딱 하나만 남아 있었다.
하는 수 없이 6시 출발 버스 선택.

그 버스를 타고 가면 가는 동안 배가 많이 고파질 것 같았다.
점심을 간단하게 먹었더니 출출하기도 했다.
발코니가 참 이쁜 햄버거집-이 동네의 건물은 대부분 이쁘지만-에서 배를 채웠다.



버스는 타스코를 에워싸고 있는 듯한 큰 길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지는 해의 빛을 받은 하얀 타스코를 쭉 훑어냈다.
그렇게 보는 타스코도 아름다웠다.
하룻밤 머물며 밤의 타스코도 맛보고 가면 좋을 것 같단 아쉬움이 들었다.


그렇게 감상에 젖어드는데 버스가 마의 꼬부랑길로 들어섰다.
타스코에 올 때도 멀미를 일으켜 잠깐 고생했던 에스라인의 길.
낮에는 잘 견뎠지만 이번에는 고비를 넘지 못하고 결국 라니는 버스의 화장실로 뛰어갔다.

속을 다 비워냈으니 또 채워야했다.
호스텔에 돌아와 오뚜기라면을 끓였다.
피곤한 몸 곳곳에 온기가 퍼져들었다.
어제 먹다 남긴 밥까지 말아먹었다.
잠 참 잘 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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