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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314일] 다시 돌아온 아바나
    세계여행/중미 2010 2012. 3. 2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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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0 . 0 3 . 1 3 . 토 | 쿠바 바라데로 -> 아바나 Cuba Varadero -> Habana


    체크아웃하러 가는 길에 비치타월 대여소에 들렀다.
    여기는 비치타월을 그냥 가져다 쓰고 반납함에 넣는 시스템이 아니었다.
    가져갈 때 방호수랑 이름 적고 사인을 하고 영수증을 받아야했다.
    그리고 반납할 때는 영수증을 돌려주며 반납을 확인 받아야했다.
    어제 문 닫기 한참 전에 대여소로 갔지만 직원이 없었다.
    그래서 오늘 다시 갔다.

    또 아무도 없다.
    그래서 그냥 수건이랑 영수증을 함께 두고 왔다.
    리셉션에서 체크아웃하면서 같이 반납할까 고민하다 그냥 두고 왔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리셉션에서 물어왔다.
    거기다 고이 잘 갖다놓고 왔다니까 가지고 오란다.
    뭐.. 이런... 호텔이....
    직원 시켜 확인해 보면 될 것을 손님 보고 오라가라 한다.
    기가 찼지만 군소리 않고 가지러 갔다.

    수건을 들고 오는데 수영장 근처에서 어떤 아저씨가 불렀다.
    어제 수건을 대여해 준 직원이었다.
    영수증 보여주며 반납하고 다시 리셉션으로 갔다.



    올인클루시브(All-Inclusive)호텔에서는 손님 인식표로 팔찌를 채워줬다.
    멕시코 칸쿤에서도 그랬고 여기 호텔에서도 그랬다.
    그런데 체크아웃 하는데도 팔찌에 대해서 얘기를 안 한다.

    로비에서 가방 정리하고 우리가 직접 잘라내고 쓰레기통에 버렸다.
    또 리셉션에서 부른다. 팔찌 반납해야 된단다. 아놔.. 정말...
    쓰레기통에서 팔찌 두 개를 주워다 건네줬다.

    서비스업의 최전방, 호텔에서 도무지 서비스정신을 찾아볼 수가 없다.
    마지막까지 대체로 실망스럽다.





    짐을 이 버스에 실었다가 다시 저 버스로 옮겨싣다
    중단하는 해프닝 끝에 결국 처음의 버스에 짐을 실었다.
    이제 쿠바의 수도 아바나로 돌아간다.
    쿠바 여행이 끝나가고 있다.



    다행히 버스터미널로 가는 도중에 내려줬다.
    올드 아바나 근처였다.
    터미널까지 가면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와야해 번거로웠을텐데 잘 됐다.
    프라도길을 따라 걸었다.

    늘 새로운 곳으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머물렀던 도시에 다시 가는 경우가 없진 않았지만 드물었다.
    그래서 대개의 경우 버스에서 내리면 낯선 길을 걸어야했다.

    오늘은 익숙한 길을 걷는다.
    아바나로 들어온 후 쿠바의 다른 지역을 여행하고 다시 수도 아바나로 돌아왔다.
    겨우 몇일 머물렀을 뿐인데 많은 것이 익숙하고 그래서 한결 마음이 편하다.

    편하게 지냈던 후아끼나 아줌마 집을 다시 찾았다.
    인기숙소, 여전하다. 자리가 또 없다.
    아주머니가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얼마 후 인상 좋아 보이는 한 남자가 나타났다.
    후고라는 이름을 가진 그는 영어를 할 줄 알았다. 유창했다.

    방값은 얼만가요?
    25CUC입니다.

    아침 포함인가요?
    일단 갑시다.



    이런 건 결정짓고 가는 것이 좋은데
    그의 인상에 끌려 엉겹결에 따라 나섰다.
    이런 저런 짧은 대화를 나누며 길을 걸었다.
    그리고 숙박비도 매듭지었다. 아침 포함해서 25CUC로.
    우린 아침 안 주고 20CUC에 해주는게 좋지만 그냥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 집에는 카사(까사 Casa) 마크가 없었다.
    나라의 허가를 받고 손님을 받는 곳이 카사이고 카사에는 마크를 붙여놓는데 그게 없었다.
    여기가 얘기로만 듣던 불법 카사구나...

    정말 말 그대로 민박이었다.
    그와 그의 어머니 그리고 강아지 한마리가 사는 작은 집.
    그 집에서 가장 큰 방을 내어주었다.
    방만 따로 쓸 뿐 나머지는 모두 그들과 함께 쓴다.
    숙소라기 보다는 그냥 일반 가정집에 잠깐 머물다 가는 느낌이다.



    야구중계를 틀어놨길래 야구에 대해서 잠깐 얘기를 나눴다.
    지금 포스트시즌이란다.

    내일도 아바나에서 경기가 있어요?
    네.
    잘 됐네요. 보러 가고 싶은데 몇시에 시작하나요?
    오후 1시에 시작하는데 사람이 많아서 아마 한참 일찍 가야할거에요.


    그가 사랑해마지않는 멍멍이, 더스틴과 잠깐 놀다가 나왔다.
    Obispo거리에서 길거리 볶음밥과 핫도그로 점심을 해결하고 우체국으로 향했다.



    처음 아바나에 왔을 때 돌아다니다 엽서를 샀었다. 우표도 함께 샀다.
    그리고 어제 바라데로에서 엽서를 보내러 우체국에 갔다.
    우체국 앞에서 책상을 내놓고 앉아 있던 아주머니가 엽서를 보고 멈춰세웠다.
    엽서에 붙은 우표는 국내용이니 국제용 우표를 붙여야 한다고 했다.
    뭔가 미심쩍어 사지 않았었다.

    후고에게 물어봤다. 그렇지 않단다.
    돈을 더 내야할 순 있지만 나눠져 있진 않단다.
    그래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역시 우체국에서도 국제용 우표 얘기는 전혀 없었다.
    0.1CUC짜리 우표를 더 붙이면 된다고 했다.
    바라데로의 그 아주머니. 못됐다.
    왜 그랬을까? 우표 그거 한장에 얼마한다고..


    궁시렁대며 우표를 기다리는데
    0.1짜리가 아닌 0.2짜리 우표를 내줬다.
    말이 안 통하니 손가락으로 숫자 얘기를 하고
    다른 우표를 가리키고 하면서 겨우 0.1짜리 우표를 받았다.

    엽서 보내기 쉽지 않다.
    태평양 건너 제대로 가기나 할런지...



    바라데로에서 타고온 버스에서 내려 숙소로 가는 길.
    프라도거리에 그림 시장이 서 있었다.
    꽤 인상적이었지만 배낭이 무거워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한결 가벼워진 차림으로 다시 찾아갔다.

    제각각 개성이 묻어나 있는 그림들. 아니 작품들.
    평범한 비전문가가 보기엔 미술관 못지 않았다.
    몇 점 사가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길고 긴 여행이 끝나가고 있다고 해도 아직 갈 길이 멀다.
    긴 여행의 큰 단점, 기념품 구입의 어려움.
    여행하는 내내 아쉽다.







    다섯시 반 쯤 후고의 집에 돌아와 잠깐 쉰다고 드러누웠는데 눈을 뜨니 8시가 넘어 있었다.
    정신 차리는데도 한참 걸려 9시가 넘은 뒤에야 저녁을 먹으러 나섰다.

    원래는 오늘 재즈바에 가려고 했다.
    10시부터 연주를 시작한다는데 오늘은 타이밍이 틀어져버렸다.
    내일 쿠바의 마지막 밤을 아름다운 선율로 장식하기로 했다.

    걷다가 대성당 앞을 지나게 되었다.
    패션쇼를 하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마지막 워킹.
    인터넷에서 봐 뒀던 식당에 갔지만 10시까지만 영업.



    다시 걷다가 외국 사람들이 제법 앉아 있는 식당에 들어갔다.
    음식은 생각보다 잘 나왔다. 물론 비싸긴 하지만.

    밖에서 돌아다니다 식사를 해야할 때면 거의
    내국인용 돈으로 살 수 있는 저렴한 먹거리로 해결했었다.
    처음 제대로된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연주자들까지 있는 식당에서..

    그런데 연주하는 이 아저씨들, 태도가 영 불성실하다.
    식사가 나오고 먹는 동안에도 연주를 하지 않았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둘이서 얘기만 해댔다.
    안 할거면 퇴근을 하시든가.

    그릇을 치우고 나니까 그제서야 플룻에 입을 갖다댔다.
    밥 먹는 동안에 분위기 좋게 연주해줬으면 얼마나 좋아.

    한 곡이 끝났다.
    그릇을 다 치워 앉아 있기 조금 민망했지만 더 듣고 싶어 앉아 있었다.
    바로 시작하지 않았다. 한 아저씨,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통화를 했다.
    뜸들이다 겨우 새로운 연주를 시작했다.



    태도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제 이틀 후면 씨디나 엠피쓰리로만 들어야할 음악들.
    한 곡 한 곡 일 분 일 분이 귀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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